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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탐험대〉의 작가 김홍모씨(41·사진)는 르포르타주 만화의 길을 어렵게 개척하고 있는 만화가다. 2년 전 용산참사 1주기를 맞아 선후배 만화가들을 규합해 〈내가 살던 용산〉라는 르포 만화집을 제작했다. 만화가 6명이 각각 철거민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옮기는 방식이었다.

용산참사 3주기를 맞은 오늘 그는 또 한 권의 르포 만화집을 내놓았다.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이 만화집에 수도권 철거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내가 살던 용산〉에 참여했던 만화가 중에서 앙꼬와 신성식 작가가 빠지고 심흥아·이경석 작가가 새로 합류했다. 김씨는 “용산참사 3주기인데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철거민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거리에 방치되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다시 환기시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동료 만화가들과 주로 경기도 지역의 철거민을 찾았다. 그는 “서울에 있는 철거민보다 경기도 철거민들의 상황이 훨씬 안 좋았다. 폭행과 성추행, 인권유린에 노출되어 있지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죽어야 관심 주려나’ 한탄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만화가들이 발로 뛰며 그린 〈내가 살던 용산〉은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두루 얻어냈다. 그해 부천만화대상 ‘일반만화상’과 독자만화대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최고의 풍자만화’로 선정되었다. 만화집도 1만 권이 넘게 팔렸다. 이번 만화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김씨는 “앞으로 농민들의 이야기를 르포 만화로 담아보려고 한다. 송전탑 때문에 분신한 농민처럼 쓸쓸히 죽은 농민이 많은데 묻히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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