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윗 보안법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사진관을 운영하던 청년 박정근씨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우리 민족끼리(@uriminzok)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했다. 사정당국은 매의 눈과 꼼꼼한 인내력으로 박씨의 트윗 7만여 개를 분석한다.
그중 이적표현물 384건과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한 글 200건을 발견. 이를 ‘취득 및 반포’라고 쓰고,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그의 사진관으로 급습,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리트윗도 리트윗이지만, 박씨가 희망버스에 참여하는 등 ‘국가 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점이 괘씸했다는 내용도 수색영장에 깨알같이 박혀 있다.
두 달에 걸친 경찰 조사, 보안수사대에서의 4차례 심문, 100쪽이 넘는 조서…. 지난해 최고 유행어인 “쫄지 마, 씨바!” 정신에 가장 충실했던 건 바로 박씨였다. 박씨의 대답은 간결했다. “장난이었다.” 그러나 결국 지난 1월11일 박씨는 구속됐다. 박씨가 소속되어 있는 사회당이 한국 사회 이념지형도에서 ‘친북’과의 거리가 1만 광년쯤 된다는 사실을 판검사가 알았다면 달라졌을까. 박씨는 자신이 북한을 비판하고 조롱했던 트윗을 반박 자료로 제출하는 대신 감옥에 갇혔다. 트위터를 ‘검열’하는 사정당국에 대한 항의의 의미였다.
리트윗만으로도 구속되는 세상. 앞으로 텔레비전에서 이춘희 아나운서가 나오는 조선중앙방송의 뉴스를 볼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대로 방송 전파에 내보냈다가 보도국장이 줄줄이 이적표현물 ‘취득 및 반포’ 행위로 구속될지도 모르니까. 그나저나 그렇게 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도 텔레비전 뉴스 보고 알았다고 하는 원세훈 국정원장은 앞으로 어디서 북한 소식을 들을까. 대한민국의 안보는 이렇게 위험해지는구나. 아아, 통재로다.
-
“그랬구나, 방통위를 잘못 오해한 거구나”
“그랬구나, 방통위를 잘못 오해한 거구나”
김은지 기자
하마터면 호들갑 떨 뻔했다. 방송통신심의위·검찰·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서 SNS 단속을 외치니 이게 다 선거 때문인 줄 알았다. 젊은 표가 선거장으로 뛰쳐나왔다던 지난해 지방선거의...
-
‘쫄지마 프로젝트’, 열흘만에 3억 모금
‘쫄지마 프로젝트’, 열흘만에 3억 모금
송지혜 기자
12월22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도 영하 5℃의 한파가 밀어닥쳤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박영중 당직자에게서 전화기를 건네받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탄식했...
-
SNS와 ‘과잉 정치’의 딜레마
SNS와 ‘과잉 정치’의 딜레마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사회학)
2011년은 모바일 SNS가 한국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해였다. 박원순 시민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고,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의 김진숙은 희망버스의 기적을 보여주었...
-
SNS가 연애를 자유케 할지니
SNS가 연애를 자유케 할지니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제다에서 한 여성이 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했다. ‘여성이 운전을 하는 게 뭐가 나쁘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 여성은 까만색 히잡을 쓰...
-
‘묻지마 안철수’ 현상, 이면을 들여다보니
‘묻지마 안철수’ 현상, 이면을 들여다보니
이숙이 기자
마치 2012년 대한민국에 ‘안철수’ 한 사람밖에 없는 듯한 분위기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가 시작됐는데도, 아직 출마를 할지 말지조차 밝히지 않은 인물에게 이처럼 민심이 쏠리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