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0일 오전 11시12분께 김 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이 대통령의 조화가 전달됐으나 장례위원들의 거절로 조화가 다시 들려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사회장'의 의전을 담당한 민주당 우원식 전 의원은 "김근태 선생께서 이명박 정부를 민간 독재로 규정하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심판하자는 의지를 갖고 계셨으니 조화는 정중히 거절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과 장례위원회 측은 논의 끝에 입장을 바꿨다. 민주통합당 유은혜 전 부대변인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다시 조화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조화는 빈소 내 김 고문 영정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다음은 빈소를 찾은 고인의 지인들이 남긴 말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고문 휴우증으로 찬 바람이 불 때마다 아프셨는데....올해는 고비를 못 넘기고 가셨다. 다시는 이 땅에 (고문과 같은) 비인간적인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 후보(전 국무총리)
“우리 모두가 침묵하던 시대에 홀로 고된 십자가를 지고 간 영웅이다. 시대가 진 빚을 앞으로 갚겠다.”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전 한반도재단 사무총장)
“김근태 전 의장은 시대의 과제가 있을 때 한 번도 물러서거나 비껴서지 않았다. 민주화 투쟁, IMF 양극화 때에는 경제 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선구자였다. 김근태, 삶을 추모한다. (김 전 의장이) 남영동에서 고문 받을 때, 나는 맞은 편 방에 있었다. 그의 절규를 맞은편에서 들었다. 물 고문, 전기 고문을 이겨낸 과정은 초인적 의지였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는 양극화 해결이 민주주의 과제라고 했다. 참여정부 시절에 단식하면서 한미 FTA를 반대한 유일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홍구 교수(성공회대 교양학부·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민간위원)
“며칠 전에 이근안이 ‘빨갱이 고문은 예술의 경지였고 다시 그 때로 가도 그 짓을 하겠다’고 했다는 글을 보았는데.... 참담하다. 과거사를 정리하지 못하고,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김근태 전 의장이) 돌아가셔서 참담하다. 나와는 12년 차이인데.... 20년 후배들도 ‘형형’ 하면서 다들 따랐다. 그는 정중하고 진지하게 후배들 말을 경청했고, 공식 회의에서도 존댓말을 사용했다. 민주주의를 온 몸으로 실천하신 분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김근태 의장님께서 돌아가신 일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너무 큰 슬픔이다. 독재 치하에서 고문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온 몸으로 만들어 내신 분이다. 그 열정을 어느 순간에도 꺾지 않은 분이셨다. 생전에 그렇게나 바라셨던 민주주의를 되찾고 국민들이 함께 살아갈 사회를 만드는 데 통합진보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함께하겠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
“민주주의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살아온 분이셨다. 민주주의를 되찾고 함께 사는 세상을 간절히 바라셨는데, 그 뜻을 받들어 내년 정권교체해서 김근태 의장의 뜻을 실현하겠다. 가시는 길에, 민주주의를 찾아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다짐을 바친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 후보
“시대의 짐을 너무 많이 짊어지게 해서 죄송하다. 편하셨으면 좋겠고, 남은 짐은 후배들이 나눠지고 가겠다. (김근태 전 의장은) 영원한 청년으로 후배들을 지켜봐주고 격려주리라 믿는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김근태 고문은 독재에 맞서 싸우다가 모진 고문에 큰 고통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김 고문이 씨를 뿌린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위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민주양심세력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김근태 선배님이 온 몸을 던져서 투쟁해온 민주주의가 지난 4년 간 현 정부에 의해서 많이 후퇴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과 함께 승리해서 민주 정부를 회복시키고, 대한민국을 민주진보 개혁 정치로 복원시켜 선배의 뜻을 받들겠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공동 대변인
“오늘 새벽 5시에 트위터에 올렸다. ‘아직은 아니라고, 선배님은 아니라고, 아직 할 일이 많은 분이라고, 일어나시라고.’ 그런데 30분 후에 속보가 떴다. 민주와 진보를 잇는 유일한 가교 역할을 하셨던 분인데.... 20년 전 서울 구치소에서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이겨냈던 후배로서 마음이 아프다. 민주와 진보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시점에서 허망한 마음이다. (김선배님이) 멈춘 그곳에서부터 후배들이 받들어 나가겠다. 민주와 진보에 대한 선배님의 뜻이 소중한 시점이다. 진보정당이 제대로 뿌리 내려야 민주주의가 꽃 필 수 있다고 말하셨던 분이다. (당은 달랐지만) 그 일을 후배들이 나눠 맡아야 한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
“민주 진보 진영의 큰 지도자를 잃어 슬픔이 크다. 국가적으로도 큰 지도자를 잃은 것은 손실이다. 김근태 선배님의 뜻을 받들어서 정치적 민주주의 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적 민주주의로 신장해야 한다. 인격이나 그릇의 크기에 비해 당이 제대로 대우를 못해서 후회가 된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우리 모두는 김근태 의장에게 빚을 지고 있다. 우리 시대 민주주의는 김근태 의장에게 빚을 지고 있다. 안타깝고, 귀한 분을 너무 빨리 잃었다. 어제 7시에 (중환자실에서) 뵈었을 때 의식이 없으셨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는데 안타깝다. 한반도재단에는 고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통일을 염원하셨는데 미처 보지 못하고 가셨다. (그 뜻을) 남은 사람이 이어나가통일 한반도를 만드는 게 남아 있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길은 다르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이였다. 따뜻하고 품격있고 의지가 강한 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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