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경제 효과부터 그렇다. 5월12일 제주발전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뉴세븐원더스가 선정한 ‘신(新)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예로 들었다. 가령 2007년 멕시코의 마야 유적지가 신 불가사의로 선정된 이후 2008년 한 해 방문객 수가 75% 늘었다는 것이다. 분석 근거는 이 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신 7대 불가사의 캠페인의 경제적 효과’라는 게시물. 그러나 이 글은 재단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인용 자료의 출처를 찾아볼 수 없다.
비영리재단이라는 뉴세븐원더스의 정체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조직도를 비롯한 사무실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연락처를 찾아볼 수 없다. 이 재단 창설자인 버나드 웨버 씨가 영리재단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 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투표의 순수성을 둘러싼 논란도 증폭됐다. 올해 초부터 뉴세븐원더스를 공동 조사해온 미국 박사과정 유학생 3명(트위터 아이디 @netroller, @pythagoras0, @AF1219)은 2009년 몰디브 정부가 7대 경관 경선에 참여하려고 뉴세븐원더스와 맺었던 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는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으로 채워져 있다.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은 신 7대 경관 후보지의 명칭과 이미지를 이용할 수 있는 비배타적(non-exclusive) 권한을 라이선스를 통해 부여한다’와 같은 내용이 그것이다. @netroller는 “뉴세븐원더스는 결국 겉포장에 불과하다.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은 이미 제주도가 새겨진 배지를 판매하며 수익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은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에 있다.
선정 업체, 몰디브와 이상한 계약
1인 무제한 전화 투표를 독려한 것도 본래 목적이 수익사업이라는 의심을 샀다. 유료로 진행된 전화와 문자 투표는 무제한 참여가 가능했다. 뉴세븐원더스는 전화 투표를 위해 KT와 상호계약을 맺었다. 제주도 공무원들은 1인당 하루 300~500통씩 전화를 걸라는 지시를 받았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총리는 혼자서만 1000통을 걸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제주도는 추경예산에 투표를 위한 전화요금 30억원 등 60억원을 책정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전화 투표는 1회에 180원, 문자 투표는 15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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