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를 진행하면서 후보자들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여론조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조사기관, 조사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실정이라 여론조사가 오히려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해 6월2일 지방선거를 보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이 20%p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포일까지 대부분의 언론은 당시 오세훈, 한명숙 후보의 지지율이 20%p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발표했지만 개표 결과는 오세훈 47.4%, 한명숙 46.8%로 0.6%p 차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조사방법의 문제에 있다고 지적한다. 통신수단이 상당히 바뀌었는데도 조사방법은 여전히 '옛날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당초에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이 사용한 방법은 KT전화번호부에 등재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였다. 그러나 KT전화번호부에 등재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반쪽짜리' 조사라는 지적이 많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휴대전화,인터넷전화 등이 보급됨에 따라 KT전화번호부에 등재돼 있지 않은 가구가 5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전화번호가 마지막으로 등재된 것은 2008년도다.


KT전화번호부를 대상으로 조사할 경우 절반 이상의 가구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야기다. KT전화번호부에 번호가 등재돼있지 않은 가구가 대부분의 젊은 연령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지지 성향의 유권자의 상당수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RDD(임의전화걸기)방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RDD방식은 자동 프로그램이 생성하는 전화번호로 임의로 전화를 걸어 조사를 하는 기법이다. KT 전화번호부에 등재되있지 않더라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법도 맹점이 있다. 이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KT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가 얼마나 포함됐느냐에 따라 다른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아예 유선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가구는 표본에서 제외된다. 아예 유선전화가 없는 가구는 약 20%로 추정돼, 역시 야당지지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조사에서 제외될수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17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집전화를 기준으로 할 때는 나경원 43%, 박원순 35%로 나타났지만, 휴대폰 조사에서는 나경원 36%, 박원순 47%로 지지율이 뒤집어졌다.

이에 대해 A 언론사 관계자는 "선거에서 표본이 적어서 사실상 여론조사 결과로 공표하기 민망한 것들도 있다"며 "수백명을 조사했다고 가정하면, 특정구에서는 많아야 수십명이 조사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구의 수십명이 여론을 제대로 반영할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한 뒤 "이를 20대, 30대로 구분하면 사실상 열명 안팎의 표본을 놓고 30대에서 OOO후보 지지라는 공표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KT전화냐, 핸드폰이냐, 조사 날짜가 주말인지 평일인지, 아침인지 저녁인지 등이 모두 변수"라며 " 070 등 인터넷 전화는 아예 조사대상에 포함이 안 되고, 조사표본확보가 쉽지않아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10월 한달동안 각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이다.

◇2일
▲매일경제-한길리서치 박원순 38.5% 나경원 29.5%(700명/RDD방식/95% 신뢰수준에서 ±3.7%)

◇4일
SBS TNS 코리아 박원순 41.5% 나경원 32.0% (700명/전화조사/95% 신뢰수준에 ±3.7%)


◇14일
▲매일경제-한길리서치 박원순 35.9%, 나경원 37.1%(700명/RDD방식/95% 신뢰수준에서 ±3.7%)

◇14~15일
▲중앙일보-한국갤럽 박원순 40.8%, 나경원 39.8% (1185명/집전화 휴대전화/95% 신뢰수준에서 ±2.8%/응답률 24.3%)

◇15일
한겨레신문-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박원순 45.8% 나경원 51.3% (500명/RDD/신뢰수준 95%, 오차 ±4.4%포인트)


◇16일
▲KBS, MBC, SBS공동-미디어리서치와 코리아리서치, TNS RI 컨소시엄 박원순 40.5% 나경원 38.2% (1000명/집전화휴대전화 RDD방식/95% 신뢰수준에서 ±3.1%)

◇18일
▲국민일보-GH코리아 박원순 39.3% 나경원 42.2%(800명/유선전화 RDD/95% 신뢰 수준에 ±3.46%)

◇19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박원순 43.5% 나경원 41.4%(1000명/휴대전화 및 집전화/95% 신뢰수준에 ±3.1%)

▲YTN-한국리서치 박원순 44.3% 나경원 39.3% (3950명/휴대전화 및 집전화/95% 신뢰수준에 ±1.6%)

▲문화일보-디오니피언 박원순 37.6% 나경원47.7%(1000명/집전화/ 95% 신뢰수준에 ±3.1%)

◇18일~19일
▲서울신문-엠브레인 박원순 47.0% 나경원 42.9%(1000명/유선전화 휴대전화/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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