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서울 강북구 구의원(36·민주노동당)은 ‘왕따’다. 얼마 전부터 다른 강북구 의원 13명이 인사도 안 하고, 악수도 안 한다고 한다. 왜? 의원의 월급인 의정비 인상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강북구의회는 의정비를 자기들 손으로 올렸다. 그것도 ‘화끈하게’ 올렸다. 3284만원에서 5495만원으로. 67% 인상이다. 최 의원은 ‘주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인상했다’며 입금된 인상분 150여 만원을 반납하겠다고 나섰다. 구청에서 수령을 거부하자 법무법인에 공탁했다. 앞으로 매달 인상분을 반납할 계획이다.

최 의원의 ‘의정비 반납 투쟁’이 알려지자 강북구 의원들은 궁지에 몰렸다. 게다가 민주노동당 강북구위원회가 의정비를 내리기 위해 주민 발의로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나서자, 좌불안석이 되었다. 그 다음이 코미디다. 최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운영위원회 소속 구의원들이 운영위원직 사표를 냈다. 그리고 최 의원을 ‘왕따’시켰다.

넉살 좋은 최선 의원, ‘왕따’가 되었는데도 싱글벙글이다. “이참에 학교 내 왕따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라고 우스갯소리까지 건넨다. 1996년 서경대 총학생회장을 했을 때도 얼마나 싱글벙글거리며 교내를 활보했을지 짐작이 간다. 의정비 인상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는 ‘여장부’에게 강북구 의원들이 딱 걸렸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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