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청문회의 최대 화두는 〈PD수첩〉이다. 〈PD수첩〉이 인사청문회 관련 보도를 하느냐가 정보기관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검과 경찰 그리고 청와대 정보원들이 나서서 바쁘게 움직였다. 검찰 직원들은 주말에도 여의도 MBC 주변으로 출근했다.

지난 7월25일 새벽 검찰 관계자로부터 〈PD수첩〉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다루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광우병 파동 때처럼 불필요한 의혹을 부추길 것 같아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에서도 〈PD수첩〉이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는 정보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당시 PD는 취재에 나선 상태였다.


PD수첩 김철진 부장.
7월25일 오후 〈PD수첩〉을 담당하는 김철진 시사교양국 부장은 취재 PD에게 취재 불가를 통보했다. 김 부장은 “방송이 인사청문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청문회 이전에는 절대 안 된다. 인사청문회 끝나고 방송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사청문회 관련 보도를 〈PD수첩〉에서 다루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부장은 “의혹만 가지고 방송하는 것은 어렵다. 청문회라는 본인이 답변하는 공식 절차가 있으니 청문회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 방송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후보자의 의혹을 검증하는 것이 언론의 할 일 아니냐’는 질문에 김 부장은 “그런 문제를 가지고 논쟁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부장은 “〈PD수첩〉 방영 여부를 검찰이나 청와대에 통보한 사실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후배 PD나 작가의 책상·컴퓨터를 뒤지는 등 사찰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부장의 사찰 의혹은 〈한겨레〉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오늘〉에 보도되기도 했다. 김 부장의 사찰 때문에 〈PD수첩〉 PD와 작가들은 화장실에 갈 때조차 서랍을 잠그고 컴퓨터를 끄고 다닌다고 한다. 〈PD수첩〉의 한 PD는 “직접 피해를 본 PD와 작가가 10명이 넘는다. 한 PD는 노트북에 ‘훔쳐보지 마세요’라고 써놓았고, 한 작가는 수첩에 ‘뭘 봐 똥개야’라고 써놓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아이템 점검 차원에서 들여다본 것이다. PD들의 취재 자료가 방대해 책상 위에서 흘러내릴 정도다. 부장이 보기에도 정신이 없어서 무슨 자료인지 정리해주고 청소해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너무 많은 PD와 작가들의 컴퓨터·책상을 정리해준 것 아니냐’라고 묻자 김 부장은 “공식적인 피해자로서 증언한 것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중구난방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 직장 상사보다 맛있는 안줏거리가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다.


ⓒ시사IN 윤무영‘PD수첩 사수’ 기자회견.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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