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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네티즌의 관심사는 두말할 것 없이 ‘허경영 본좌’였다. 그 중에서도 검색어로 가장 많이 쓰인 말은 ‘허경영 축지법’.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축지법을 보인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이 실체를 궁금해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사실 허경영씨(사진)는 1997년 15대 대선 때도 출마했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이번 출마로 그는 일약 ‘스타’가 되었는데, 누가 봐도 눈을 커다랗게 뜰 만한 후보 소개와 공약이 그 이유다. 아이큐 430에 새마을운동과 방송통신대 제도를 최초로 제안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 보좌관이었다는 소개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UN본부를 판문점에 유치한다든지 불법 지하자금을 회수해 부도를 해결한다는 등의 공약은 (여러 의미로, 표심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국민의 시선을 빼앗았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의 본격 ‘인기몰이’는 대선이 끝난 뒤 시작됐다.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여준 그의 능력은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 해독이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병에 걸리는 법이 없는’ 그는 눈빛으로 사람을 고친다. 외계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지구인이다(만약 우리가 외계인의 언어를 알면 “자존심이 상해 자살할 수밖에 없다”라는 총재님).

허경영 총재가 가진 신기한 능력에 관한 관심은 1월15일 MBC 〈PD 수첩〉과 tvN 채널의 〈Enews〉를 통해 절정에 달했다. 이날 〈PD 수첩〉은 지나치게 과열 현상을 보이는 허 총재의 인기를 검증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문제점을 짚으며 자극적 뉴스 거리에 집중한 보도와 방송에 일침을 놓았는데, 이는 게시판을 들끓게 만들었다. 〈Enews〉는 ‘신상정보 유출사건’이라는 코너를 통해 축지법과 공중부양 능력을 검증(?)했다. 험한 산의 바위를 타고 넘는 축지법은 집안에서 취재한 관계로(평지에서는 펼칠 수 없는 능력이라고 한다) 몸 동작과 ‘원리’ 설명만 들었을 뿐 확인하지 못했고, 스님인 자기 양아버지에게도 전수한 공중부양은 “콩팥이 나빠지기 때문에” 시연할 수 없었다. 1월15일에 이어 16일에도 ETN 채널의 〈남자 사용설명서〉 녹화를 끝냈으며(총재님께서는 결국 ‘텔미 댄스’에까지 도전하셨단다) 〈PD 수첩〉도 후속편을 암시해 ‘허경영 신드롬’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허경영 총재는 자신을 향한 비판, 때로는 비아냥까지 섞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안티’까지 포용하는 것이 방침이라며 오히려 안티를 자기가 성장하는 계기라고까지 말한다. 사실이야 어쨌든 대선 뒤 당선자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모습을 보니, 이것이야말로 고금중외 공전절후(古今中外 空前絶後)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기자명 임지호 (출판사 북스피어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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