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T는 ‘4G로 뛰겠소’라는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낸다. 4G는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 하반기에 4G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소비자 처지에서 ‘3G 서비스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4G는 또 뭐야?’라는 궁금증이 나올 만하다.

통신 서비스 세대를 구분하자면 1세대는 음성 통화 위주의 아날로그 통신이었다. 2세대는 1996년에 등장한 디지털 서비스다. 이 방식은 크게 CDMA(미국식)와 GSM(유럽식)으로 나뉜다. 3세대 서비스(3G)는 2006년부터 본격 시작했는데, 대체로 WCDMA 방식을 말한다. 4세대 서비스는 3G에 비해 속도가 5~7배 빠르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유선망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데, LTE(휴대전화의 용량과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고안된 고속 무선 데이터 패킷 통신 규격)라는 기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영화 한 편(1.4기가바이트)을 다운받는 데 2분 정도 걸린다.

통신사들은 4G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를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트래픽(통신 양)이 폭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4월 현재 휴대전화 총가입자는 5151만명. 이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자가 1145만명(28.1%)이다. 2010년 1월 103만명 수준이던 스마트폰 사용자가 2011년 말에는 2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9월 279테라바이트(TB)에서 2011년 3월 6795TB로 24.4배 증가했다.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3G망 부하율이 크게 높아졌고, 그 돌파구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제공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 CIC 사장이 5월19일 LTE를 이용한 영상 통화를 시연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통신사는 LG U+. LG U+는 3G(WCDMA)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고서, 2G망에서 CDMA2000 개량형 기술을 사용해왔다. 기술방식 등이 달라서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쓸 수 없었고, 단말기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LG U+는 ‘4G 1등’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4세대 기술인 LTE망을 통해 7월부터 서울·부산·광주에서 4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에는 82개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애초 LTE 전국망을 구축하는 시점도 2013년에서 2012년 중반으로 1년가량 앞당기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LG U+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들은 3G망을 갖춘 지 얼마 안 되어 3G망 사용 기간을 연장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LTE망을 구축하는 데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7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 2013년까지 전국 82개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LTE가 본격 상용화되면 속도 개선 효과 덕에 기존 3G망과 견주면 데이터 수용 용량이 3배 정도 확대되리라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성은 3G를 이용하고, 데이터는 LTE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4G 대중화, 요금제에 성패 달려

KT는  올해 11월부터 서울시내 주요 도심권을 위주로 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T는 3W(WCDMA+와이파이+와이브로)+LTE네트워크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와이브로와 와이파이가 트래픽의 70%를 수용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 LTE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내년쯤에야 본격적으로 나오고 4세대 시장이 활성화될 텐데, 그때쯤이면 충분히 준비가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가 내보내고 있는 4G 광고는 현재로서는 ‘와이브로 4G’ 서비스를 뜻한다.

7월부터 시작하는 4G 서비스는 데이터 통신용으로만 사용된다. 휴대전화에서 4G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새 단말기로 교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통신사가 4G망을 대대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놓고 중복 투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각 통신사는 4G망 투자로 인해 요금 인하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곽동수 한국사이버대 외래교수(컴퓨터정보통신학과)는 “데이터 폭증이 문제라면 기존 망을 우선 보강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편으로는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하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4G가 대중화하는 데도 요금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는 4G 요금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스카이프와 같은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모호하다. 통신사의 확실한 수익원이었던 음성 통화 요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4세대 이동통신망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 품질이 좋아질 것이 분명하다. 통신사들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처럼 단순히 망만 까는 ‘빨랫줄 사업’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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