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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될 야심이 없었던 사람

부친, 형제에 대한 콤플렉스... 비사교적 성격으로 따르는 사람 적어.

일본 <슈칸 긴요비> 특별취재반 shin@sisain.co.kr 2007년 10월 01일 월요일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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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is
정치력이 약한 후쿠다 총리 내각은 선거 관리 내각, 과도 임시 내각으로 불린다. 2008년 2월 국회 회기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도쿄·<슈칸 긴요비> 특별취재반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1990년에 의원직에 첫 당선해 정계에 ‘늦깎이’ 입문했다. 그의 요직 경험은 모리 요시로 총리 정권 때 나카가와 히데나오 씨의 후임으로 관방장관을 맡은 것이 고작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던 아베 전 총리조차도, 관방장관에 간사장을 맡은 적이 있다. 후쿠다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요직을 맡은 경험이 한 번도 없다.

그가 정치에 늦게 입문한 데에는 부친에 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한 듯하다.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는 어릴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으며 구제(久制)제일고등학교를 거쳐 도쿄 제국대학(현 도쿄 대학)을 졸업,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나갔다. 고등문과 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대장성(현 재무성)으로 진출했다. 여기에서도 엘리트 코스라는 회계국에서 일했다. 정치에 입문해서는 자민당 정조 회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간사장, 농상부 장관, 재정부 장관, 외교부 장관(외상) 등 요직을 거쳤다.

화려한 부친의 경력에 비해, 후쿠다 야스오의 경력은 수수하다. 아자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 경학부에 진학했다. 정적이었던 다나카 마키코로부터 ‘도쿄 대학에 못 갔다’라고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실은 ‘도쿄 대학을 선택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첫 입사한 회사가 마루젠 석유(현 코스모 석유)인데, 유명 정치인 2세들이 미쓰비시 상사 등 대기업에 취직했던 것과 비교하면 ‘왕도’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 총리의 대를 이어 정치를 할  후계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양아들 요코테 이쿠오였다. 후쿠다가 1976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 다케오의 비서가 되었던 것은 그전까지 후계자라고 주목받던 동생 이쿠오가 병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요코테 이쿠오는 1994년에 사망했다.

"후쿠다는 교제하기에 좋은 사람 아니다"

그가 다케오 전 총리의 후계자로 같은 선거구 후보에 추대될 때도 현지 지구당 후원회 간부로부터 ‘삼남이 좋지 않은가’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다. 후쿠다 전 총리에게는 셋째 아들도 있었는데 형 야스오에 비해 훨씬 사교적이고 친밀감이 있어 사람들이 좋아했다. 이런 평판을 증명하듯  무라카미 마사쿠니 전 자민당 참의원 의원 회장은 “후쿠다는 교제하기에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가 총리 선거에 출마한 사실이 의아스럽다. 원래 아버지 다케오 뒤를 그의 동생이 이을 예정이었는데 우연이 겹쳐 그가 정치가가 되고, 또 총리가 되었다. 국가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AP Photo
첫 번째 흑백 사진설명 : 후쿠다 야스오의 아버지 다케오(왼쪽)는 애초 자신의 정치 후계자로 소심한 장남 야스오(오른쪽)가 아니라 양아들 차남을 택했다. 이는 후쿠다 야스오에게 콤플렉스로 남았다.
 
 
2006년 후쿠다 야스오의 장남 다쓰오 씨가 미쓰비시 상사 국제전략 연구소를 퇴직해 야스오 씨의 비서가 된다. 장남이 정치에 입문한 것은  ‘야스오 대에서 총리를 노리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자’라는 야스오 어머니의 뜻이 담겨 있었다(어머니는 가족에 영향력이 커서 ‘갓 마더’라고 불렸다). 후쿠다 가문에서 야스오는 후쿠다 다케오와 그 손자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얏오는 이런 집안의 평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총리가 되겠다는 야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후쿠다는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래, 기요카즈 정책연구회(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정치인 모임)의 회합에도 거의 나온 적이 없다. 총리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마치무라파에 속한 한 의원의 평이다.

국회에서 후쿠다 전 장관과 열번 이상 언쟁을 벌인 적이 있는 호사카 노부토 중의원 의원(사민당)은 후쿠다에 대해 “프라이드가 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여유가 없다”라고 비판한다. 호사카 의원은 후쿠다 총리에 대한 또 다른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했던 2003년 봄, 호사카 의원은 정부 청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후쿠다 관방장관과 단둘이 남게 되었다. 이때 호사카 의원이 “드디어, 전쟁이군요”라고 말을 꺼냈더니 후쿠다 장관이 “당신과 나의 전쟁입니까”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야당은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는지, 혹은 강렬한 야유였는지 아직 모르겠다”라고 호사카 의원은 말했다.

후쿠다 총리에게 측근이라 불릴 만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유일하게 후쿠다를 추천했던 에토 세이시로 씨와 후쿠다 총리의 추천으로 관방장관을 역임했던 호소다 히로유키 씨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호소다 전 관방장관조차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후쿠다 후보 편을 들지 않았다.
정치 경험도 짧고 정치력도 없는 후쿠다 야스오는 조기 중의원 해산과 새 총선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관리 내각’이라는 말도 나온다. 아마도 2008년 2월 혹은 5월 국회 회기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리 신호철 기자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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