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신문·방송 겸영 규제 완화 방침을 보도한 중앙일보.

“허가만 떨어지면 내일이라도 당장 종합방송채널을 운용할 수 있다.” 한 보수신문의 미디어 관련 자회사에 근무하는 방송 제작자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에 대해 신문사의 준비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종이 신문 산업이 사양 산업으로 변하면서 신문사들은 방송과 멀티미디어 사업이 미래 수익을 낼 원동력이라 믿고 준비해왔다.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해온 것은 조선일보 쪽이다. 조선일보는 2005년 ‘갈아 만든 이슈’라는 동영상 뉴스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조선닷컴 등 온라인 플랫폼과 RTV 등 케이블 플랫폼 등에 제공한 적이 있다. 같은 해 4월 아예 ‘비즈니스앤’이라는 자체 케이블 방송 채널을 개국해 송출하고 있다. 비즈니스앤은 자회사인 디지틀조선일보에서 운영한다. 2007년 4월에는 UCC(손수 제작물) 사이트인 키위닷컴을 오픈해 주목되기도 했다. 또 조선일보는 KNN, 대구방송 등 지역 민방과 콘텐츠 협약을 맺어 조선일보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지역 지상파가 제작 혹은 전송하도록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방송 준비를 위해 지난해 초 32억원을 투입해 HD급·SD급 스튜디오 두 동과 녹음실 한 개, 종합편집이 가능한 HD시스템 12세트를 마련했다. 조선일보의 동영상 뉴스 사업은 진성호 인터넷뉴스팀장이 지휘했는데 그는 현재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방송통신융합 태스크포스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온라인과 케이블에 걸친 조선일보의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키위닷컴은 경쟁 사이트인 판도라TV나 곰TV에 비해 접속자 수가 크게 적다. 하지만 경험이 축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일보는 조선일보보다 더 오래 전부터 방송 사업을 해왔다. 이미 Q채널, J골프, 히스토리채널, 카툰 네트워크 등 다양한 케이블 채널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디지틀조선일보의 비즈니스앤 채널과는 달리 중앙일보 케이블 채널은 본지의 마크나 로고를 쓰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채널 조인스라는 위성DMB 사업에도 진출했다.

신문사의 방송 사업을 지휘하는 것은 오너 2세인 경우가 많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 방정오씨는 2007년 1월부터 MM팀(멀티미디어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MM팀은 조선일보의 방송·뉴미디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아들 김재호 부사장은 동아일보 뉴미디어 사업을 기획하는 미래전략연구소를 관리하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상암디지틀미디어시티(DMC) 부지 계약 우선사업자로 지정받아, 사내 방송 시설을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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