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에 레임덕이 온다면 그것은 세 명의 양아들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정권 초기 대구·경북 출신 한 정권 실세는 이렇게 말했다. MB의 양아들로 통하는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아래 왼쪽), 이상득 의원의 양아들로 통하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아래 오른쪽),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양아들로 통하는 정용욱 방통위 정책보좌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뉴시스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곽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중학생 때 이 대통령을 처음 만났는데, 친구 아들한테 용돈도 주고 하는 그런 사이였다”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의 아버지 곽삼영씨(전 현대건설 사장)는 이 대통령이 12년간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던 기간 대부분을 부사장직에 있던 인물이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곽 위원장은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을 거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동남권 신공항 무용론을 먼저 말했다가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상득 의원의 양아들로 통하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은 1994년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 비서실 부실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그는 한 언론에 “인수위 출범 이후 한 달 동안 무려 5000명의 인사 파일을 들여다봐야 했다. 사람 이름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진 힘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영포회 논란, 민간인 불법 사찰, 한상률 도피설 등의 배후가 거론될 때마다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박영준 차관은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의 밑바닥까지 아는 사람이어서 이명박 정권이 쉽게 정리할 수 없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뉴시스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양아들로 통하는 정용욱 방통위 정책보좌관은 숨겨진 실세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을 운영했다. 이 사무실을 정용욱씨가 지키고 있었다. 정 보좌관은 정치 관련 홍보회사인 한섬기획을 운영하면서 최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보좌관은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언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방통위는 방송연구 담당(4급 연구 인력)을 공개 채용하는 방식으로 자리를 만들어 정씨를 정책보좌관에 앉혔다. 그는 정치 컨설팅을 한 경험을 살려 국회와 관련된 정무적인 일을 3년째 담당하고 있다. 정 보좌관은 기자에게 “조용히 내 일을 할 뿐이다. 실세니, 무슨 양아들이니, 모두 사람들이 그냥 하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실제로 세 양아들에 관한 여러 사건이 있었고 청와대에서 주의를 받은 이도 있다. 하지만 아직 권력에 힘이 있어서 이들의 문제가 세상에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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