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Newsis9월26일 군대의 무력 진압으로 죽은 양곤 시민은 최소 9명(정부 발표)이다.이 중에는 일본 사진기자 나가이 겐지(오른쪽 아래)도 있다.

9월27일은 '미얀마의 5·18'이다. 9월 초순부터 미얀마 승려·시민들 수만 명이 민주화 시위에 동참하자 군사 정권은 9월26일 무력 진압에 나섰다. 9월27일 하루 동안 최소 9명이 사망(정부발표)했고 미얀마 시민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비극적 상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인도 뉴델리에 소재한 인터넷 사이트 미지마뉴스(mizzima.com)는 망명 미얀마 언론인들이 만든 뉴스 사이트다. 이곳 속보란에는 27일 ‘피의 목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시간대별로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 번역해서 싣는다.

9월27일 오전 10시40분 : 불교 사원 급습
군인들이 양곤 시 오클라파 남쪽에 있는 느웨키야 얀 사원에 진입해 승려들을 체포하고 있다. 정부는 사원 전화선을 잘라 외부와의 통신을 막았다.

오전 10시50분 : 친군부 신문의 왜곡 보도
군사 정권의 대변지인 국영신문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오늘자에서 승려들이 양곤 시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돈을 강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구체적으로 돈을 빼앗은 승려의 이름이나 날짜·장소·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단지 승려들이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가정만 노려서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11시 : 시위대 내부 분열 시도
미얀마 군사 정권이 폭력배를 고용해 승려 옷을 입히고 모슬렘 사원을 파괴하도록 시키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사이에 종교 갈등을 일으켜 시위대를 분열시키기 위해서다.

오전 11시10분 : 사망자 수 축소 발표
군사 정권이 발표하기를 어제(26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한 명이 죽고 세 명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AFP는 다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세 명이라고 보도).

오전 11시30분 : 군, 승려 200명 이상 체포
느웨키야 얀 사원을 포함한 5개 불교 사원을 급습해 승려 200명 이상을 체포.

오전 11시55분 : 술레 파고다 도로 봉쇄
양곤 중심가 술레 파고다(불탑) 부근에 육군과 보안군이 진주, 도로를 봉쇄하고 시위대 해산 작전 중. 군인들은 직선으로 열을 지어서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군 트럭 최소 12대, 소방차 7대가 시청 맞은편 술레 공원에 대기 중.

낮 12시45분 : 시위대 행진 시작
아나라타 거리에서 승려들이 이끄는 시위대가 행진 중. 시민 수천 명이 승려들을 뒤따르고 있다. 보안군은 시위대 주변을 봉쇄하고 있다.

낮 12시50분 : 철조망 사이 두고 대치
시위대가 철조망 앞 3m까지 전진했다. 보안군은 철조망 뒤 3m에 있다. 미얀마 재벌 그룹 타이자가 소유한 술레 불탑 근처의 ‘미얀마 쇼핑몰’은 문을 닫았다. 보안군은 쇼핑몰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처에 영업 중인 곳은 약국뿐이다.

 

 

 

낮 12시55분 : 철조망 바리케이드 봉쇄
술레 파고다로 향하는 모든 도로가 철조망 바리케이드로 봉쇄되었다.

오후 1시35분 : 모기 스프레이 사용 가능성
최루탄이 큰 효과가 없자 군부가 이제 벌레잡는 모기 스프레이를 시위 진압에 사용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소방차와 모기약 운반 트럭이 양곤 테잉기 부근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오후 1시40분 : 어용 정치단체 시위 진압 가담
시위대와 군대가 오클라파 남쪽 티트사르 거리 교차로에서 지금 대치 중. 군인들 앞에는 USDA(군부를 지지하는 어용 정치조직) 회원들이 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오후 1시50분 : 학생들, 교도소를 향해 행진
목격자에 따르면 400명 정도 되는 학생과 젊은이들이 악명 높은 미얀마 인세인 교도소(정치범 수용소, 아웅산 수지 여사가 재수감 된 것으로 알려짐)로 모이고 있다.

오후 1시55분  : 최루탄 발사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이 쏟아지고 있다. 보안군 트럭 2대와 호송버스가 보교케 거리를 쏜살같이 지나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아나라타 거리 시위대가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오후 2시 : “우린 승리한다. 우린 승리한다”
양곤 시위대가 5만명을 넘어섰다. 시위대는 “우린 승리한다. 우린 승리한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양곤 중심가에 구호가 메아리쳤다.

오후 2시5분 : 보안군 진압 시작
보안군이 일제히 시위대를 진압하고 나섰다.  보안군이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피를 흘리는 시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시민들은 술레 파고다 광장에서 쫓겨 도망가고 있다.

오후 2시20분 : 시위대 피신
술레에서 피신한 시위대가 파준타웅 지역 예키아우까지 밀려나 있다.

오후 2시30분 : 보안군 발포 시작
술레 파고다 부근에서 보안군이 발포. 최소 20발 이상. 군 트럭 5대 출현. 차량당 군인 30명 정도가 보인다. 군대는 길 교차로를 가로막고 시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고성.

오후 2시37분 : 총격 확산
팅간큔의 캬이카산 불탑 근처에서도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는 보고.

오후 3시10분 : 다른 지역 상황
양곤 중심가에서 또 다른 충돌이 있었다. 트레이더 호텔 근처에서 행진 중인 시위대를 보안군이 포위 “사방에서 군인들이 네 줄을 지어서 시위대를 포위하고 압박해오고 있다. 군인들은 방패로 벽을 만들어 전진 중이다. 강제 해산시키려 한다. 고가도로 위에 시민들이 모여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 시위대가 1만명뿐이다”라고 목격자가 전했다.

 

 

 

 

 

오후 3시35분 : 대피시간 2분을 주고 총격
국제 구호단체 요원에 따르면 술레 파고다에서 군인들이 ‘2분 뒤에  발포한다’고 선언한 후 총격을 시작했다.

오후 3시45분 : 지나가는 시민에게도 총격
캬이카산 평지 앞 국립도서관 근처에서 ‘슈퍼 원’ 시장 방향에서 온 군대 차량 2대가 출현, 거리를 지나는 사람과 시위를 지켜보던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2시쯤에 시민들과 승려들이 술레 불탑을 향해 기도를 드렸다. 기도하는 와중에 군 트럭 3대가 도착해 군인들이 내렸다. 군인들은 처음에 허공을 향해 총을 쐈지만, 나중에는 군중을 향해 사격했다. 한 시민이 총에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봤다”라고 목격자는  전했다.

오후 3시55분 : 외국인 피격
술레 파고다 근처에서 한 외국인이 총탄을 맞고 쓰러져 있다. 보안군이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비디오 카메라를 빼앗았다.

 

 

오후 4시 : 학생 피격
판소단 고가 아래를 지나던 학생 한 명이 보안군이 쏜 총에 배를 맞았다. 이 소년은 중태다.

오후 5시 : 시민들이 사원 둘러싸고 저항
느웨키야 얀 사원은 통신 수단이 끊겨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 하지만 시민들이 사원 외곽을 둘러싸 보안군이 더 이상 승려들을 체포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보안군이 사원을 포위한 군중에게 최루탄을 쏘며 해산 시도.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포성이 생생하게 울린다.

오후 5시15분 : NDL 회원들 전국적으로 체포돼
“술레 파고다(불탑)에 3만∼4만명이 모였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현재는 보안군이 공중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총격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집계할 수 없다. 미얀마 민주민족동맹(NLD) 회원들이 전국적으로 체포되고 있다”라고 목격자 증언.

오후 5시40분 : 차량 방화
아나라타 거리와 스트란드 거리 교차로에서 차량 1대가 불타고 있다. 누가 불을 질렀는지는 알 수 없다. 

오후 6시5분 : 석유 드럼통 바리케이드 농성
느웨키야 얀 사원을 수호하고 있던 시민 2명이 추가로 총에 맞아 사망. 시위대는 이제 모에카웅 킨 사원으로 가서 휘발유 드럼통을 모아 군대와 싸우려 한다. 군부는 오늘 아침에 풀려났던 승려 4명을 다시 체포. 이들은 심하게 구타를 당한 뒤 군 트럭에 실려 끌려갔다.

오후 9시15분 : 정부 발표 9명 사망
국영 방송국 뉴스에서 시위 해산 과정 중 시위대 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 이 방송은 시위대 11명과 군인 31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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