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만든 지역 탐방기 [2021 행복한 책꽂이] 김은남 기자 아빠가 집을 나갔다. 엄마가 가출한 지 3년 만이다. ‘혼밥’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던 주인공의 눈에 불판 아래 깔린 신문지 기사가 들어온다. 강원도 고성 알프스스키장이 자금난으로 문을 닫았는데, 유기견 한 마리가 스키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는 내용이다. 알프스스키장은 29살 프리랜서인 주인공이 몇 년 전 여자친구와 결별한 장소. 순간 그는 충동적으로 헤어진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개를 구조하러 고성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지역의 사생활 99〉는 전북 군산에 기반한 독립만화 전문 출판사 삐약삐약북스가 출간 중인 웹툰 시리즈다. “수 다 잊고 하나만 기억하자, 우리 모두는 동물이다 김은남 기자 “책을 네 번 읽었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너무 어려워서.” 2021년 12월16일 온라인 북토크에 나선 홍은전씨(〈그냥, 사람〉 저자) 말에 화면 너머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읽는 당신×북클럽’ 시즌2 마지막 추천도서는 〈짐을 끄는 짐승들〉(수나우라 테일러 지음, 오월의봄 펴냄). 주석 포함 423쪽짜리 ‘벽돌책’이다.‘장애와 동물해방을 얘기하는 데 이렇게나 어렵고 치열한 언어가 필요한가?’ 싶었지만 홍씨는 이 책을 필사적으로 읽어냈다. 자신이 속한 두 개의 세계에 치명적인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하 장애를 ‘없애는 기술’보다 ‘존중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김은남 기자 “책의 시작은 황우석 교수 사건이었어요.”〈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하는 ‘읽는당신×북클럽’ 2차 북토크가 지난 10월21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10월의 추천 책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김원영 지음, 사계절 펴냄)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자리에 저자로 참여한 김원영 변호사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는 뼈가 제멋대로 자라는 골격계 질환을 타고났다. 어린 시절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른바 ‘인서울’ 대학에 진학했다. 나름 우쭐할 만한 인생역정. 그런데 대학 입학 후 장애인 운동을 접하면서 충격이 찾아왔다. 과 “인류 멸종을 막고 싶다면 꼭 선거에 참여하세요” 김은남 기자 “흔히 진화라 하면 새로운 생명체가 생기는 것을 생각하죠. 오해입니다. 진화의 핵심은 멸종입니다.” 9월30일 〈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하는 ‘읽는당신×북클럽 시즌2’ 오프닝 북토크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다. 오는 12월14일까지 진행될 이번 북클럽 주제는 ‘다양성과 공존’. 그 첫 번째 강사로 ‘유쾌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이 나선 것이다.왜 멸종이 핵심일까? 멸종이 있어야만 새로운 생명이 기존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 다섯 번의 대멸종(오르도비스기·데본기·페름기·트라이아스기·백 ‘정상’에 어긋나면 배제돼야 하는 걸까? 김은남 기자 〈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하는 ‘읽는 당신×북클럽’이 올 하반기 다시 열린다. 〈시사IN〉 기자와 책방지기들이 숙의 끝에 선정한 시즌2 주제는 ‘다양성과 공존’이다.지난 상반기(3월4일~6월10일) 진행된 북클럽 시즌1 주제는 ‘팬데믹 너머’였다. 동네책방 28곳에 모인 독자 340여 명이 추천 도서 세 권(〈공정하다는 착각〉 〈가난의 문법〉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동시에 읽으며 팬데믹이 드러낸 가난·공정·불평등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동네책방을 중심으로 지역과 일상의 회복을 꾀하고자 시작한 북클럽이었지만 시즌1 책 [읽는당신X북클럽]비장하게 희망적으로, 함께 건너갑시다 김은남 기자 〈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한 ‘읽는 당신×북클럽’이 6월10일 종료됐다. 100일간의 대장정이었다. 이 기간 독자 320여 명은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과 〈가난의 문법〉(소준철 지음, 푸른숲 펴냄)을 잇달아 함께 읽으며 납작해진 공정 논의가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우리 사회에서 가난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있는지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공유했다.마지막 책은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생각의힘 펴냄)이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희숙 국민의 [책읽는독앤독]나이 들어도 끝나지 않는 ‘노오력’ 김은남 기자 “제 책이 왜 ‘오후 1시’로 시작했을까요?” 줌 화상회의 도중 필자가 돌발 질문을 던졌다. 〈시사IN〉과 전국의 동네책방 28곳은 올 상반기 책 세 권(〈공정하다는 착각〉 〈가난의 문법〉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읽는 당신×북클럽’을 운영 중이다. 그중 두 번째 책인 〈가난의 문법〉 온라인 북토크가 지난 5월4일 열렸다.필자 소준철씨(사진 오른쪽)는 재활용품 수집 노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맨 먼저 놀란 것이 오후 1시의 골목 풍경이었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은 일터에, 아이들은 학교에 가 있을 〈시사IN〉이 필요한 청년들이 있다네요 김은남 기자 1179만원. 끈질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매체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꺾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정보에서 소외된 사람일수록 재난으로 인한 피해에 더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독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이렇게 ‘나눔IN’ 기금을 모아주셨습니다. 나눔IN은 한국 사회에서 〈시사IN〉이 더 널리 읽혀지기를 바라는 독자들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매체 나눔 캠페인입니다. 〈시사IN〉 기자·독자, 모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나눔IN 선정위원회’는 이 기금을 어떻게 쓸지 지난 한 달여간 논의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 “선거는 사월, 오월은 광주, 광주는 미얀마” 김은남 기자 #WatchingMyanmar #지켜보고있다4․7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일인 지난 4월4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이런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사IN〉과 사회적 협동조합 ‘오늘의 행동’이 함께 벌인 긴급 캠페인 ‘미얀마의 미래를 투표로 응원합니다’에 참여한 시민들이 올린 게시물이었다.이 캠페인은 날로 악화되는 미얀마 상황을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군부의 유혈 탄압 속에서도 민주화 항쟁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캠페인을 처음 제안한 ‘오늘의 행동’ 서경원 ‘함께 읽는 사람들’, 왜 지금 북클럽일까? 김은남 기자 “책은 혼자 읽으면 되지 뭣하러 온라인으로 연결돼 읽는단 말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북클럽에 수백 명이 모였다는 얘길 듣고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다.” 천관율 〈시사IN〉 기자가 농담 삼아 건넨 인사에 화상회의 속 표정들이 환해졌다. “졸지에 이상한 사람이 됐네요” “ㅋㅋㅋㅋ” 같은 댓글이 채팅창을 빠르게 채웠다. 〈시사IN〉과 동네책방이 손잡고 만든 ‘읽는 당신×북클럽’ 오프닝 북토크 풍경이다.3월4일 저녁 7시30분 줌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오프닝 북토크에 270여 명이 접속했다. 전국의 동네책방 28곳을 통해 북클럽을 동시에 같은 책 읽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김은남 기자 “손님 없는 책방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곰씨네 그림책방 김주희 대표, 경기 남양주).”길어지는 비대면 시대, 독자들과 만날 방법을 궁리하는 동네책방들이 모였다. 〈시사IN〉과 함께 북클럽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작은 지난해 〈시사IN〉과 동네책방이 손잡고 선보인 ‘책 읽는 독앤독’이었다. 다양한 기사와 소개로 지역의 문화 거점 역할을 하는 동네책방을 응원하고, 이 내용이 실린 〈시사IN〉을 동네책방에 무료로 선물하는 프로젝트였다.올해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기로 했다. ‘읽는 당신×북클럽’을 만들어 여기에 속한 전국의 모든 동네책방, 취향 통하는 이웃이 있다 김은남 기자 동네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재택근무, 재택수업 등의 영향이다. 직장과 학교를 중심으로 살아오던 사람들이 새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에 도대체 뭐가 있지?’ 팬데믹 시대, 동네 기반 플랫폼이 뜨는 배경이다.그렇다면 내 취향에 맞는 우리 동네 책방을 소개해주는 플랫폼도 있을까? ㈜동네서점이 제공하는 ‘동네서점 지도(www.bookshopmap.com)’를 클릭하면 된다. 대형서점 위주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구글·네이버 지도 등과 달리, 작지만 개성 있는 책방, 독립 출판물을 취급하는 책방들을 쉽게 찾도록 해준다. 내 위 전주에 가면 잘 익은 책방들이 있다 김은남 기자 인구 65만 도시에 동네책방이 10여 곳이다. 〈책숲마실〉을 쓴 작가 최종규 말마따나 ‘한옥골 전주’를 넘어 ‘책골 전주’라 할 만하다.책방마다 개성도 남다르다. 전주 송천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잘 익은 언어들’. 카피라이터 출신인 이지선 대표(사진 오른쪽)의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이곳에서는 다정하고 꼼꼼한 독서 메모가 꽂힌 인문사회·문학·그림책 따위를 만날 수 있다. 하가지구 낡은 골목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홍대풍 북카페 ‘살림책방’도 있다. 책방을 하고 싶은 마음에 전국 곳곳을 탐색하던 홍승현 대표(사진 왼쪽)가 불현듯 전주 할인도 적립도 없지만 황홀해지는 책방 김은남 기자 ‘놀이터 앞 동네책방.’ 책방산책 SNS 소개문에 적힌 그대로다. 동네 놀이터 맞은편 2층 양옥집이 책방이다. 뛰놀던 아이들이 책방 대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화장실을 찾는다. 책방 창문으로 놀이터를 지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그림자, 아이들 웃음소리가 스며든다.4년 전 홍지연 대표가 인천 계양구 낡은 주택가에 책방을 내겠다고 선언했을 때만 해도 지인들 반응은 한결같았다. “이런 동네에 누가 책을 사러 오냐?” 마을학교, 어린이 독서모임 등을 오랫동안 함께해온 이웃들마저 말렸다. “꼭 책방을 해야 해? 밥집은 안 돼?”홍씨는 고집을 꺾 좋은 책방 하나 갖는 것이 이렇게 힘드나요 김은남 기자 “폐점을 고민하기로 했다.” 9월2일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가 SNS에 글을 올리자 독자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너무 슬프네요” “곁에 좋은 책방 하나 갖는 게 이렇게 힘드나요”….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책방이음 정도 되는 곳도 버티지 못하면 우리는 어쩌란 말인가요.” 무슨 뜻일까.먼저 10년 넘은 역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책방이음은 ‘비영리 공익서점’을 표방한다. 베트남전쟁 피해자 지원활동 등을 하던 비영리 단체 ‘나와 우리’가 운영한다. 2010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청소년들이 바글대는 신기한 서점 김은남 기자 신기한 일이다. 진주문고에 들어서는데 청소년들이 눈에 띈다. 교보문고를 떠올리면 알겠지만 규모 있는 오프라인 서점의 주 고객은 시간 있고 여유 있는 중노년층이다. 어린이·청소년은 부모와 함께 서점을 찾는 정도다. 지역 중대형 서점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런데 혼자 또는 친구와 어울려 서점을 찾은 청소년들이라니….알고 보니 이유가 있다. 우선은 4층에 서점 직영 스터디카페가 있어서다. 여기서 공부하다 잠시 쉬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서점을 드나들 수 있는 구조다. 서점 내 공간 배치도 한몫한다. 1층 아동·생활관에는 햇살이 쏟아지는 커 “교하에 가면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 김은남 기자 로컬·일상·연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2020년, 문득 궁금해집니다. 지금 동네책방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새로 연재되는 책방 소식 코너에서 만나봅니다.쩜오책방은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에 있는 동네책방이다. 책을 좋아하는 동네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었다. 본래 이곳에 간 것은 ‘쩜오 썸머스쿨’이라는 기획이 눈에 띄어서다. 올여름 이 책방에서 두 달간 강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했다. ‘글로컬학부’ ‘문화·경제사학부’ ‘창작학부’ 따위 거창한 이름을 달아서다.이 야심만만한 책방의 기원은 교하도서관이었다. 20 책 읽는 독앤독 - 시사IN × 동네책방 콜라보 프로젝트 - 김은남 기자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셨군요.당신은 동네에 영혼을 불어넣으셨습니다.” -동네책방 SNS 게시판에서팬데믹 그 후, ‘독’립서점과 ‘독’립언론이 만났습니다. 동네가 살아나고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입니다. 가까운 동네책방을 찾아 책도 사고, 〈시사IN〉도 만나보세요. 시사IN과 동네책방이 손 잡은 이 프로젝트가 로컬·일상·연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나직한 통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프로젝트 내용 1. 〈시사IN〉 지면과 뉴스레터를 통해 동네책방 활동을 알리고, 매주 동네책방에서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합니다. 도마 안중근과 교황 프란치스코 [프리스타일] 김은남 기자 지난 10월26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의거 109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에 다녀왔다. 행사는 시작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남북관계가 순풍을 탄 뒤 이뤄진 남북 종교인 간의 본격 회합이라는 점에서였다. 안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0·26 의거를 기념하는 남북 공동행사는 천주교 신자 등이 중심이 되어 만든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여기에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가 화답하면서 첫 공동행사가 열린 것이 지난 2010년이다. 그 뒤 남북관계가 얼어붙... 영화제에서 미리 만나는 평양 그리고 김정은 시사IN 2018년은 남북 관계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한 해입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열린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9월 18~20일에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요. 그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며 〈시사IN〉 영화제 또한 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와 부대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공작〉입니다.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1993년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며 북한 고위층 내부로 잠입했던 한 공작원의 활동을 그린 이 영화는 평양 시가지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