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

〈시사IN〉 독자와 시민 주주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지면으로 인사드립니다. ‘편집국장 브리핑’으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던 때가 4년 가까이 된 듯한데, 그동안 경영 지표를 들여다보는 몇몇 보직을 거쳐 대표이사 겸 발행인으로 새롭게 부름을 받았습니다.

취임 기사가 나간 후 ‘축하한다’와 함께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자랑스럽다’입니다. 아마도 저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시사IN〉 13년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틋함이 이 한마디에 오롯이 담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이나 버틸까’ 싶던 독립언론이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시사주간지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내부에서 대표이사를 배출할 만큼 성장했다 싶으니까요.

이 지면을 빌려 그 자랑스러움을 우리 독자와 주주들께 ‘반사’하려 합니다. 언론 자유에 대한 결기 하나로 창간해 어설프고 시행착오도 많았던 〈시사IN〉을 구독하고, 후원하고, 때론 채찍질하면서 지금의 〈시사IN〉으로 키워준 ‘배후’가 바로 여러분이기 때문입니다. “〈시사IN〉이 최고의 언론입니다. 심층취재와 집중력, 표현력에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앞으로도 정론직필의 모범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원로 교수님의 격려 문자, 하루에 1000원씩 모아 1년 정기구독 비용인 18만원이 되면 어김없이 봉투에 넣어 보내주시는 창간 독자의 릴레이 후원 등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시사IN〉 가족들이 다시금 신발 끈을 조여 매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시사IN〉 콘텐츠가 더 풍부하고 더 강력해지도록 인력과 취재 시스템 등을 보강하겠습니다. 일당백의 전문기자, 스타 기자는 〈시사IN〉의 핵심 역량입니다. 그렇게 생산된 콘텐츠가 더 많은 독자와 만나도록 혁신적인 플랫폼을 궁리하고 실험하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완전히 다를 거라고들 내다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유연하게 응전해야 합니다. 〈시사IN〉을 매개로 독자들이 따로 또 같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들을 모색하겠습니다.

정치부 기자 때 만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새로운 비전이나 정책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가는 곳마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반복했습니다. 받아 적다 식상한 기자들이 “레퍼토리 좀 바꾸시죠”라고 조심스레 제안하면 이런 답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이 사람들아, 내가 백 번 말하면 기자들은 절반이나 들을까 말까 하고 일반 국민은 한 번도 못 듣고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네. 중요한 얘기일수록 지겹도록 반복해야 하는 법이여!”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비전무새(비전+앵무새)’의 길을 일찌감치 터득하셨다 할까요? 그 가르침을 따라 한동안 ‘미션무새’ 발행인이 되어볼까 합니다.

기자명 이숙이 대표이사 겸 발행인 다른기사 보기 sook@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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