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3월16일 오전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정부가 피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서 국민이 더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도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전 문제를 다뤄온 일본 내 민간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3월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전역의 원전 가동 중지를 요구하는 한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등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리고 있지 않다며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16일 오전부터 도쿄 도심에서 자체 측정한 방사능 측정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www.cnic.jp).  원자력자료정보실이 15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을 소개한다.


ⓒReuter=Newsis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외곽건물에서 폭발하는 순간이 위성 영상에 잡혔다.

원자력자료정보실 성명서

1. 후쿠시마 제1원전 및 제2원전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원전 설계 기준을 벗어난 가혹한 사고로서 매우 심각한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2. 이로 인한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전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이동할 수 없는 사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바깥 공기를 최대한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비에는 절대로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몇 km까지 안전한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방사능 수준과 기상 조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며, 나아가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정보는 매우 불충분하다. 제대로 된 판단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4.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1)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는 핵 연료의 냉각능력이 충분치 않아 핵 연료가 장시간 노출돼 있는 상태이다. 격납용기는 며칠 전부터 압력을 저하시키기 위해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증기를 방출하고 있었다. 격납용기는 방사성 물질을 가둬두는 최후의 보루이다. 그런데 격납용기의 일부인 압력억제실이 일부 손상되면서 이에 의해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고 있다. 앞으로도 원자로 수위 저하 및 격납용기의 손상에 의해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

2)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및 3호기도 핵 연료의 냉각 능력이 충분치 않고, 격납용기로부터 며칠 전부터 압력을 저하시키기 위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증기가 방출되고 있다. 현재, 해수를 주입하고 있지만 2호기와 마찬가지의 사태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3)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6호기는 지진 발생시 정기점검 중이어서 가동을 멈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호기 사용 후 핵연료 저수조의 수위가 저하되면서 수소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4호기~6호기의 안전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4)후쿠시마 제2원전 1호~4호기도 냉각능력의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4기 모두 냉온정지(100도 이하)에서 외부 전원까지 확보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일부 온도가 상승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앞으로도 장기간 계속해 냉각을 유지해야 하며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5)후쿠시마 제1원전의 6기는 제2원전 4기와 인접해 있는 만큼 1기 원전에서 발생한 사고가 다른 원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사태가 더 심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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