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감독은 벌써 1년 가까이 ‘시커먼 거’(이소선 여사는 태 감독의 카메라를 이렇게 부른다) 달랑 들고 이 여사를 졸졸 쫓아다니고 있다. 전태일의 어머니, 아니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아온 여사의 삶을 기록해야겠다던 오랜 다짐을 실행에 옮겼다. 요즘은 태 감독을 편하게 여기지만, 처음에 이 여사는 ‘돈도 안 되는 거 뭐하러 찍냐’라며 촬영을 꽤 불편해했다. 그런 날에는 담배 심부름만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올해 11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하고 있는 영화는 ‘투사 이소선’이 아닌 ‘할머니 이소선’의 일상을 촘촘히 담으려 한다.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소선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강요하지 않으려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내가 어머님의 삶을 통해 받았던 위로를 관객과 나누고 싶다”라고 태 감독은 말했다.(후원 문의:sosu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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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은 없지만 미싱은 잘도 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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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더 그리운 아,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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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엄마에서 노동자들 엄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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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가까이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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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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