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에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다. 2009년 12월 트래픽을 분석한 컴피트(Compete)의 자료를 보니 야후·MSN·AOL과 같은 주요 웹 포털로 연결되는 트래픽의 13%는 페이스북에서 가는 것이었다. 그 반면에 구글은 7%로 이베이를 뒤이어 3위를 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인가? 사람들은 점점 인터넷에서 자기 스스로 어떤 사이트를 찾아가는 것보다는 친구의 추천이나 친구의 활동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검색과 함께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경로는 바로 친구 관계인 소셜 서클 또는 소셜 그래프를 통해서 얻어진 수많은 정보, 그 중에서도 나하고 무엇인가 연관성이 높은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를 우선 접근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검색 서비스를 통해서 내가 입력한 키워드 기반으로 정보를 찾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정보 입수 경로는 주로 지인과 지인의 친구, 영향력자, 그리고 취향이 같은 사람에게서 얻는 경우가 많다. 책을 사거나 음반을 고를 때, 레스토랑을 찾을 때, 영화를 선택하고 휴대전화를 구입하고 여행지를 선택할 때 우리는 기본 정보는 검색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에서는 이러한 소셜 서클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참조하고 선택한다.

결국 웹에서 정보의 입수 경로가 바뀐다면 누가 강자가 될 것인가? 그 대답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누가 더 많이 그리고 정확하게 맺고 있는가이다. 돌이켜보면 검색 서비스 사업자들은 나에 대한 프로파일과 친구 관계를 별로 갖고 있지 못하다. 구글도 네이버도 이 점에서는 경쟁력이 없다. 이것이 바로 페이스북이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페이스북(위)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어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페이스북 사용자 4억명 중 1억명 ‘모바일 접속’

구글이 서둘러 소셜 검색에 자원을 투입하고, 페이스북이 프렌드피드라는 회사를 인수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이런 프로파일과 소셜 서클을 가진 서비스는 싸이월드나 네이트온 또는 MSN 메신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서비스들의 구조는 정보의 확산이나 유통에 어울리지 않는다. 일상에서 얻게 되는 수많은 정보를 올리고 나눌 수 있는 구조, 즉 링크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한다면 이는 검색 중심의 현재 웹이 변화하는 다음 단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은 자사의 가상 화폐인 ‘크레디츠(Credits)’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표명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움직임에 주목한다. 개인 간의 결제 수단으로 전 세계에서 크게 떠오를 페이팔(PayPal)의 최대 고객은 이베이이다. 그러면 두 번째는? 놀랍게도 ‘팜빌’이라는, 8000만명이 사용하는 소셜 게임을 제공하는 ‘징가’라는 회사이다.

이 팜빌이 동작하는 환경은 페이스북이고 페이스북에는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이 50만 개나 존재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을 때, 그 거래 규모는 페이팔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회원 간의 실제 거래를 지원하게 된다면 이베이가 차지한 경매 시장에서도 소셜 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한 플랫폼 구실을 할 것이다. 소셜 웹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소셜 상거래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많은 경제 활동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모바일과도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고 이미 페이스북 사용자 4억명 중에 1억명은 모바일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모바일 컴퓨팅의 가장 큰 자산은 위치 정보이다. 위치 정보까지 결합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애플과 구글을 얘기하지만 내가 가장 주목하는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다. 이 서비스와 대항할 수 있는 국내의 움직임이 아직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다. 싸이월드의 진화든, 다른 포털의 새로운 시도든 국내 회사가 진정으로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그들의 미래 생존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자명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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