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프로젝트 '저수지의 개들'

생명의 강을 위한 영상 프로젝트 ‘저수지의 개들’

강을 막으면 물이 고인다. 그렇게 저수지가 된 곳엔 ‘개’가 쌓인다. ‘개’는 강에 쌓여갈 오염물질이기도 하고, 강에 가해지는 거대한 삽질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며, 완성된 저수지와 함께 살아야할 우리 자신을 말하기도 한다.

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은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슬픈 제목은 그것들을 막기 위한 영상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독립영화를 만드는 최진성 감독이 4대강 사업이 벌어지는 한강과 금강, 영산강, 낙동강을 찾아가 콘서트 릴레이 형식의 로드 무비 혹은 음악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벌써 하나를 찍었다. 〈저수지의 개들 - Take 1. 남한강〉은 밴드 윈디 시티의 창작곡 ‘위하여’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의 위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8분 분량의 뮤직 비디오 형태로 편집됐다.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dogreservoir)에서 볼 수 있다.

 

연극 인디안 블로그

연극 ‘인디아 블로그’

준비 기간 74일 가운데 34일은 ‘여행 기간’이었다. 연출가와 배우 2명은 바라나시라는 종착역 하나만 정해놓고 인도를 여행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책이나 블로그에 담는 대신 ‘연극’에 담았다. 그렇게 연극 ‘인디아 블로그’가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젋은이들의 여행과 사랑에 대한 기록(혹은 기억)이다. 사랑이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하는 남자와 사랑을 끝냈다고 믿는 남자가 인천공항에서 우연히 만나 인도 여행에 동행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극단 플레이위드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4월 14일까지 대학로 마방진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입장료는 1만원인데 인도 여행 사진이나 항공권, 인도 기차 티켓을 가져온 사람들은 3000원 깎아준다. (문의: 02-3276-7849)

 

밴드 10cm

밴드 ‘10cm’

경북 구미 출신의 두 청년 권정열과 윤철종은 ‘음악을 해도 월세와 통신비, 커피값, 담배값, PC방 값, 데이트 비용이 나오는 신세계’를 찾아 서울 홍대 인근으로 “기어 들어왔다”. ‘10cm’라는 밴드 이름을 알리기 위해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보고 살인적인 일정으로 공연을 벌인 끝에, 활동 개시 1년 만에 EP 앨범(보통의 음반보다는 짧은 음악 레코드로 4곡에서 7곡 정도 수록됨)을 내는 무서운 신인으로 컸다.

가내 수공업으로 만든 첫 EP 앨범에는  〈눈이 오네〉와 〈새벽 4시〉 같은, 청년들의 사랑 노래가 담겼다. ‘10cm’는 “가난하다고 해서 커피와 담배를 모를 순 없다”라는 신념으로, 지금도 커피 값과 담배 값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공연을 뛴다. 싸이월드 클럽 http://club.cyworld.com/tencentimeter에 가면 공연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주인이 빚을 지고 도망갔다. 집에 남은 건 고양이 ‘야옹이’와 강아지 ‘흰둥이’. 빚쟁이들이 찾아와 두 동물에게 ‘대리 채무이행’을 요구했다. 빚을 갚기 위해 공사판 일용직과 대형 마트 판매원 같은 온갖 비정규직 일터에 내몰린 야옹이와 흰둥이.

‘윤필군’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인터넷에 올린 이 만화는 결코 귀여운 ‘동물 만화’가 아니다. 야옹이와 흰둥이로 대변되는 사회 약자들이 겪는 노동 환경을 고발하고,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처절한 ‘사회 만화’이다.

그림체도 거칠고 고양이와 강아지를 심하게 의인화시킨 탓에 처음 보면 어이없는 만화처럼 느껴지지만, 계속 보면 마음이 훈훈해지기 시작한다. ‘본격 정화 만화’라 불릴 만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이나 디시인사이드의 게시판에서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달빛요정 역전 만루 홈런 3.5집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3.5집 ‘전투형 달빛요정-Prototype A’

‘루저킹’의 원조는 장기하가 아니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달빛요정)이다. 1인 밴드 달빛요정이 2004년에 낸 첫 앨범 속 노래 ‘스끼다시 내 인생’의 가사를 보라. “임성훈 등장했다/아침이다/이다도시 시끄러워…(중략)…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버스처럼 달려라.”

6년 넘게 활동한 중견 밴드 달빛요정이 최근 3.5집을 냈다. 이번에도 가사가 절묘하다. 앨범에 수록된 ‘나는 개’는 이렇게 노래한다.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나는 개 너는 쥐.” 오는 4월18일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달빛요정의 단독 콘서트가 열린다. http://www.rockwillneverdie.com 참고. 


〈B급 좌판 추천위원〉

강지웅(문지문화원 ‘사이’ 프로그래머) 고건혁(붕가붕가 레코드 대표) 구소영(뮤지컬 음악 감독) 김강(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김낙호(만화평론가) 김남훈(스포츠 평론가) 김노암(아트디렉터) 김문성(국악평론가) 김봉석(Brut 편집장) 김세윤(영화 에세이스트) 김용진(싱클레어 편집장) 김일송(씬플레이빌 편집장)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김지은(MBC 아나운서) 김진혁(EBS PD) 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 김홍기(미술 칼럼니스트) 남도현(일본 스카이퍼블리싱 기획실장) 민임동기(PD저널 편집장)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박용준(인디고서원 팀장) 반이정(미술평론가) 백은하(10Asia 편집장) 벵자맹 주아노(음식 평론가) 서찬휘(만화 평론가) 송한샘(공연기획자) 양희송(청어람 아카데미 대표 기획자) 유선주(자유기고가) 윤성호(독립영화 감독) 이성규(독립PD) 이성민(만화카페 ‘한잔의 룰루랄라’ 운영자) 이여영(음식 칼럼니스트) 이택광(경희대 교수) 전홍식(SF&판타지 도서관 관장) 정혜윤(CBS PD) 조수정(인디언밥 편집장) 최민우(웨이브 편집장) 탁현민(공연기획자) 파토(딴지일보 논설위원) 한윤형(칼럼니스트) 허은실(MBC 〈문화야 놀자〉 작가) 허지웅(칼럼니스트)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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