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공 시절 ‘대일 파이프라인’을 자처하며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듯 했던 가세 히데아키(왼쪽).
가세 히데아키는 일본의 대표 극우파이다. 1993년 일본 열도는 물론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추한 한국인〉을 출간해 큰돈을 벌어들였다. 가세는 이 책이 한국인 필자의 ‘자기 고백서’라고 소개하며 ‘일제가 썩은 한국 사회를 바꿨다’ 따위의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한국인들에게 ‘식인 습관이 있다’는 근거 없는 날조까지 일삼았다. 하지만 SBS 도쿄 특파원이었던 박수택 기자에 의해 이 책의 실제 저자가 가세 자신임이 밝혀지면서 그는 한국 사회의 ‘공적’이 되었다.


게이오 대학을 졸업하고, 예일 대학 등에서 수학한 그는 한동안 한국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도 귀빈 대접을 받았다. 〈추한 한국인〉 파동으로 입국 금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며 전두환·김영삼 등 역대 권력 최고위층과 접촉해왔다.  


그가 다시 세간에 오르내린 것은 올봄, 〈뉴스위크〉에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글을 기고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 글 역시 미군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빠뜨린 채, 교묘히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 중국 정부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한국 속담은 일본의 극우파에게도 통하는 모양이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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