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로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해산물·달걀 등을 면과 함께 볶은 ‘볶음국수’ 미고렝은 ‘오요리’의 인기 메뉴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교동에 문을 연 오요리에는 여느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음식이 20여 가지나 준비 돼 있다. 러시아어로 여인의 손가락을 뜻하는 담스키에발츠키, 인도네시아에서 자라는 빤단으로 색과 향을 낸 디저트 다다르굴릉, 게다가 타타야나 씨. 하우룬씬 씨 같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음식을 나른다.

오요리의 한영미 공동대표(40)는 요리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한씨는 졸업 후 전공을 살려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했다.

한씨는 1999년 여성문화예술기획에서 주최한 여성미술제의 간사로 일하면서 조한혜정 교수(하자센터 센터장)를 만났다. 조 교수의 제안으로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10년간 하자센터에서 일하면서 한씨는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인 ‘오가니제이션 요리’를 만들었다. 노동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 재정자립을 이루는 게 당장 큰 숙제다. ‘오요리’는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받침이 없어서 외국인이 부르기 좋은 이름이기도 하다.

한씨는 “오요리는 결혼 이주 여성의 사회진출과 자립을 돕는 일을 꿈꾼다. 사람들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고, 사람이 키워지고, 다문화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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