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화제의 중심인 현대자동차 영업맨이 전화를 받았다. 박철홍 독자(44)는 18년째 현대차를 파는 베테랑 영업사원이다. 요즘 도요타의 돌풍에 신경이 쓰이겠다고 인사를 건넸더니, “이곳 진주는 서울에 비하면 낙후된 도시라 도요타 걱정할 일은 아직 없다”라며 웃는다.

내친김에 민감한 질문 하나 더. 현대차 노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 질문에 생산현장과 영업현장의 온도 차는 어쩔 수 없다. “사실 현대차 임금이 올랐다거나 파업에 들어갔다는 기사만 나오면 영업사원은 너무 힘들다. 삼성전자가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하면 당연하게 생각해도, 현대차가 임금을 올리면 욕을 먹는 게 현실이다”라는 게 박씨의 하소연이다. “우리 노조도, 노동자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좋지만 조합원을 위한 길로 노선을 조금 달리해줬으면 한다.”

박씨 같은 ‘영업맨’이야말로 지역 여론의 척도다. 특히 시사에 대한 박씨의 관심은 남다르다. 10·28 재·보선 얘기가 나오자 옆동네 양산의 분위기까지 줄줄 꿴다. “박희태씨가 당선이야 했지만 내용으로 보면 참패 아닌가. 경남이라 해도 다녀보면 젊은 층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다음 선거 때 PK(부산·경남)에서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박씨가 〈시사IN〉에 바라는 바는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써달라. 미디어법 같은 명백한 문제에서 몸을 사릴 필요가 있는가. 사람 냄새가 나는 기사도 너무 없다.” 요약하면, 차가운 기사는 더 차갑게 따뜻한 기사는 더 따뜻하게 써달라는 요구다. 114에 물어가며 끝내 정기구독을 ‘해내고 만’ 독자의 부탁인데 아무렴.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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