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권(정치철학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노인 무임승차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표가 떨어져도 올바른 이야기를 해야겠다”라고 했지만, 노인층은 이 대표의 지지층이 아니죠. 표 떨어질 이야기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지지층인 ‘미래 세대’에 호소하는 전략이죠. 2030에게 부담이 전가된다고 주장하는 거죠. 노인 무임승차는 지하철 적자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는데, 다양한 원인을 뭉뚱그려 노인 문제로 떠넘겼어요.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 수사에 굉장히 뛰어납니다. 모든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탁월한 재능입니다. 이 대표는 “포퓰리즘은 무언가를 주겠다는 정책인데 이게 왜 포퓰리즘이냐”라고 강변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지지층에 명확한 메시지를 주고 지지층이 아닌 사람들을 배제하는 정책, 이게 포퓰리즘의 전형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기본 타깃으로 삼은 세대가 2030이잖아요. 역사적으로도 2030은 늘 배제돼 있었어요. 통계적으로도 외로움에 가장 시달리고 있는 세대고요. 내가 어렵고 힘들 때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거죠. 이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건 영리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2030을 타깃 하면서도 그 안에 ‘2030 여성’은 없어요.

2030이 현재 고통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경제적인 문제, 구조적인 불평등 문제거든요. 여기서 남녀를 갈라치기 시작하면 더 이상 경제 문제가 아니게 돼요. 분배가 아닌 사회적 인정 문제가 되고, 이때부터는 문화 현상이 되는 거죠. 배제된 집단을 동원하기 위해 더 배제된 집단을 동원하는 방식입니다. 젠더 문제에 불만이 있는 다른 집단도 다 올라탈 수 있는 운동장이 돼요. 노인 무임승차 문제에서 이 문제의 구조적인 원인이 아니라 노인이 문제인 것이 됐던 것처럼, 여성을 문제 원인으로 만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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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장일호 기자
출연: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정치철학자, 이한울 PD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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