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봄〉 다큐멘터리 제작진. 왼쪽부터 최호영씨, 이지행씨, 이정겸씨, 송현서씨, 윤선우씨. ⓒ시사IN 박미소

〈기억해, 봄〉은 이우고등학교 2학년 학생 12명이 만든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다. 참사는 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에 일어났다. 2021년 열여덟 살의 눈으로, 이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만나고, 목포신항과 기억교실을 찾아갔다.

세월호 참사는 송현서씨(21)에게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며, 이지행씨(21)에게는 국가폭력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 일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최호영씨(21)에게 거대하게만 여겨졌던 사건을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삶으로 바라보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고, 이정겸씨(21)에게는 타인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윤선우씨(21)는 요즘 세월호 참사를 잊고 살거나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참사를 알지 못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기억해, 봄〉을 보여주며 그들 자신이 노란 리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배운 이들이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혐오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농사를 배우고 있는데, 사람뿐 아니라 자연적인 것들과도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고민해요. 어떤 대상에게든 다정한 사람이고 싶어요.(송현서씨)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빠르게 재단해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오랜 시간 관심을 갖고 맥락을 들여다보고, 여러 사람의 편에서 이야기를 듣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요.(최호영씨)

“‘척’하는 사람 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이지행씨)

“벌어진 일에 책임을 질 수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전하고,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어요. 특히 법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이정겸씨)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만 하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야 할 말도 씩씩하게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윤선우씨)

〈기억해, 봄〉 다큐멘터리 포스터. ⓒ시사IN 박미소
〈기억해, 봄〉 다큐멘터리 포스터. ⓒ시사IN 박미소

 

기자명 박미소 기자 다른기사 보기 psalms27@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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