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6일, 검찰이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과 인터넷 언론 〈뉴스버스〉의 전직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한 기자는 〈경향신문〉을 퇴사해 다른 언론사를 다니고 있다). 압수수색에 나선 곳은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 1부장). 이날 압수수색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관여했던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보도와 관련이 있다. 검찰은 이 보도가 2021년 10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보도로 언론사·기자 압수수색을 한 게 네 번째다. 〈경향신문〉 기자협회·노조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경향신문〉의 오랜 역사를 뒤져봐도,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온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
‘검찰에 대한 인식 웹조사’를 〈시사IN〉 커버스토리로 준비하던 마감 날의 모습이다. ‘검사 출신’ 대통령의 등장 이후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인사 때마다 ‘검찰 출신’이 정부 부처 어디론가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 총선에는 검사 출신이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몇 달 전, 편집국 기획회의 때 검찰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질문 숫자가 제한된 전화·ARS 조사 방식보다는 질문 개수를 늘려 심층조사가 가능한 웹조사 방식을 택했다. 한국리서치에 웹조사를 의뢰했다. 설문조사를 준비하고 기사를 쓴 이오성 기자가 100개가 넘는 문항 설계를 위해 법조인, 학자, 인권활동가 등에게 자문했다.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오랜 기간 공들여 웹조사를 통한 ‘검찰 인식 지형도’를 만들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검찰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검사의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 진보층의 54.5%가 ‘매우 크다’고 답한 반면, 보수층은 31.0%, 중도층은 35.5%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진보층이 검사의 힘을 높이 평가했다.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를 보며 오전의 기자 자택 압수수색이 떠올랐다. 어떤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어떤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됐다는 판결이 나와도 검찰은 그저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는 공정한가? 관련 기사가 다음 호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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