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투자, 생산이 동반 위축되는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8월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전산업생산’이 전월(6월) 대비 0.7% 감소(-0.7%)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서비스업(도소매, 정보통신, 금융‧보험 등) 부문의 생산은 0.4% 늘었으나 광공업 생산은 2% 감소(-2%)했다. ‘전산업생산’은, 전체 산업이 생산하는 총가치를 뜻하는 용어로 국내총생산(GDP)을 산출하는 기본 지표다.

어떤 달의 생산이 전월보다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 자체는 우연적이거나 계절적 요인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상승이나 하락이 여러 달 혹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지속적이라면 ‘추세화’를 기대(상승의 경우)하거나 우려(하락의 경우)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7월 산업동향’은 징후적이다.

큰 폭 하락이 계속되는 광공업 생산

최근 한국 ‘전산업생산’의 변동을 ‘전월 대비’로 보면, 4월 –1.3%, 5월 0.7%, 6월 0.0%, 7월 –0.7%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는 4월 –1.0%, 5월 –1.4%, 6월 0.7%, 7월 –1.4%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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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제 전반의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광공업(광업과 공업) 부문에서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7월 광공업 생산은 6월에 비해, 의복‧모피에서 28.5% 증가했으나 전자부품(IT용LCD, LCD편광필름 등)과 기계장비(반도체조립장비,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에선 각각 11.2%, 7.1% 감소했다. 그 결과가 바로 광공업 생산의 전월 대비 변동률인 –2%다.

그런데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보면 훨씬 심각한 결과가 나온다. 7월의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7월보다 8.0%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기준으로 광공업 생산의 최근 추이를 보면, 4월 –9.1%, 5월 –7.6%, 6월 –5.9% 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6.2%)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14.8%), 전자부품(-19.8%) 등에서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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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설비투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 감소

생산 실적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만 소비, 투자 등의 지출 추이도 우려된다. 7월의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1.7% 줄었다.

소비보단 투자에서 극적인 지표들이 보인다. 7월의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22.4%) 및 특수산업용 장비 같은 기계류(-3.6%)에서의 투자 부진으로 전월 대비 8.9% 감소했다. 국내 업체가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수입한 액수가 6월의 7970만 달러에서 7월엔 5870만 달러로 줄어들었을 정도다. 그런데 7월의 설비투자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11%나 감소했다. 이 수치의 최근 추이를 보면, 4월 4.2%, 5월 –4.9%, 6월 –2.4%, 7월 –11.0% 등이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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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경기의 동행지표인 7월 ‘건설기성(해당 달 동안 실행된 건설투자)’은 전월 대비 0.8%,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8% 증가했다. 공사 실적이 일반 토목에선 줄었으나 건축(주거용)에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해당 달에 이뤄진 계약의 금액 및 납기를 의미하며, 앞으로 이뤄질 공사 실적을 추정하는 데 긴요한 지표)는 지난해 7월에 비해 55.3%나 감소했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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