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3~14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미국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전문위원은 최근(6월9일) 보고서(〈하이 Today's Chart〉)에서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썼다. 만약 FOMC가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다면,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경우가 된다. 6월12일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25%다.

박상현 전문위원에 따르면, FOMC가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기대)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지난해 7월 9.1%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꺾여 지난 4월엔 4.9%까지 내렸다. 중고차, 에너지, 원자재 등 인플레이션 추이를 가늠하는 주요 가격지표들도 안정적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동결의 근거

출처 : Bloomberg, CEIC,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본부
출처 : Bloomberg, CEIC,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본부

둘째, “고용시장의 탄탄함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가장 우려해온 인플레이션 요인은 임금이다. 기업 측의 노동 수요가 일하려는 사람보다 많아서(=‘고용시장이 탄탄해서’),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이에 따라 임금이 지나치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겨왔다고 판단한다. 이런 판단 하에선 실업률이 오르고 이에 따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많아지는 현상은 ‘좋은 소식’이다. 그래야 임금 상승이 중단되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6월8일 발표한 고용지표에 따르면, 실업률이 4월의 3.4%에서 5월엔 3.7%로 올랐다. 이와 함께, 주간(5월28일~6월3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역시 그 전 주보다 2만8000건 늘어나 21개월 만의 최고치(26만1000여 건)를 기록했다. 이렇게 고용시장이 덜 ‘탄탄해’ 진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 역시 약해질 것이다.

셋째, “시중 유동성 축소가 시사된다.” 최근 일부 중소 은행들의 파산 이후 미국 은행권은 점점 더 신중하게 대출하고 있는데, 이는 민간에서 사용되는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더욱이 미국 연준은 ‘양적긴축’으로 그동안 민간에 뿌린 유동성을 다시 거두어 들이는 중이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오는 3분기까지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릴(정부가 민간으로부터 빌리는 돈의 규모를 늘릴) 전망인데, 그만큼 민간에서 사용 가능한 유동성은 축소된다. 박상현 전문위원은 “(이런 요인들로) 금리상승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FOMC의) 금리동결 분위기를 강화시켜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긴축 포기는 아니다

제롬 파월 의장.ⓒAFP PHOTO
제롬 파월 의장.ⓒAFP PHOTO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그것이 지금까지의 긴축정책 포기나 금리인하를 곧바로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의 주요 간부들은 최근에도 시시때때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할 정도로 한동안 고금리 상황을 유지하거나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앞으로 경기침체 국면이 본격화되더라도 말이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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