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3D 낸드 플래시 웨이퍼를 들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스무고개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가? 출제자가 어떤 단어를 떠올리면, 게임 참여자는 그것을 맞혀야 한다. 스무 개의 질문을 할 수 있다. 출제자는 질문에 ‘맞다’ 혹은 ‘아니다’로만 대응한다. 그 단어가 고래인 경우, ‘동물입니까?’라고 물으면 ‘맞다’, ‘육지에 삽니까?’에는 ‘아니다’라고 답변한다. 게임 참여자는 출제자의 거듭된 ‘맞다/아니다’만을 통해 정답(고래)으로 접근해간다.

‘맞다/아니다’로 구성되는 인간의 생각

생각이란 꽤 복잡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맞다/아니다’의 반복이나 조합인 경우도 많다. 예컨대 당신이 눈앞의 대상을 그 특성에 따라 ‘사람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방법을 정리하려 한다고 치자. 당신은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주요 특성이 ‘두 발로 이동(특성 A)하는 동시에 손을 능숙하게 사용(특성 B)’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람은 버스에 앉아 이동할 때는 두 발을 사용하지 않는다. 손을 다쳐 못 쓰는 경우도 있다. 펭귄은 사람이 아니지만 두 발로 걸을 수 있다. 차라리 ‘서로 고도의 의사소통(특성 C)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존재인 사람의 가장 본질적 특성이지 않을까? 그래서 당신은 ‘사람 판별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계해본다.

“1단계에선, ‘특성 A(두 발 이동)’와 ‘특성 B(손의 능숙한 사용)’가 둘 다 ‘맞다’일 때만, ‘맞다(사람이다)’로 판단하자. 2단계에선 1단계의 판단과 ‘특성 C(고도의 의사소통 능력)’를 비교해본다. 여기서는 1단계의 판단이 어떻게 나왔든지 ‘특성 C’만 ‘맞다’라면, 무조건 ‘맞다(사람이다)’로 결론짓자. 인간에겐 의사소통이 제일 중요하니까…!”

즉, 1단계에선 두 특성이 모두 ‘맞다’일 때만 ‘맞다(사람이다)’가 나온다. 2단계에선 두 특성 모두 ‘맞다’일 때는 물론이고 하나만 ‘맞다’라도, 그 결과를 ‘맞다’로 판단한다. 이를 ‘논리연산’이라고 한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그림 1〉 참조).

〈그림 1〉을 보면 각 특성의 ‘맞다/아니다’가 네모 안에 표시된 이른바 ‘논리연산자’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맞다’ 혹은 ‘아니다’로 변환된다. 펭귄의 경우, 특성 A는 ‘맞다’이지만 특성 B는 ‘아니다’이므로, 1단계 논리연산자를 통과하면 ‘아니다’가 된다. 이 ‘아니다’와 펭귄의 특성 C(아니다)가 2단계 논리연산자로 입력되는데 그 최종 출력은 물론 ‘아니다’이다(둘 중 하나도 ‘맞다’가 아니므로). 반면, 버스에 앉아 대화하는 친구들의 경우, 1단계의 출력은 ‘아니다’겠지만 2단계에서는 특성 C가 ‘맞다’이므로, 사람으로 판별된다. 이 같은 생각의 방식을 도식화한 〈그림 1〉을 ‘논리회로’라고 부를 수 있다.

인간의 생각 방식을 ‘맞다/아니다’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발상은 이미 19세기 중반의 유럽에서 나왔다(부울 대수). 그렇다면 기계가 인간의 생각 방식을 흉내 내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계가 아무리 멍청하더라도 ‘맞다/아니다’ 정도만 판별하게 만들면 되니까. 그러나 이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기까진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인류는 19세기 초부터 전기를 실생활에 활용하려고 노력해왔다. 이 세기의 말과 20세기 초반에 이르면, 전류로 ‘맞다(1)’와 ‘아니다(0)’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전기가 통하는 상태’는 1, ‘차단된 상태’는 0으로 간주하면 된다. 그렇다면 〈그림 1〉처럼 논리연산자들을 전선으로 이어 회로를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위 사례를 다시 들자면, 기계가 1단계의 논리연산자에선 두 특성이 모두 1(맞다)일 때만 1(맞다)을, 2단계에서는 입력되는 특성 중에서 하나만 1(맞다)이라도 1(맞다)을 출력하도록 해야 한다. 즉, 기계의 각 논리연산자는, 설계자의 의도대로 출력해야 한다. 이는 설계자가 해당 장치에 ‘전기가 통하거나(1)’ ‘차단(0)’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인류는 전기가 통하거나(철·구리 등의 도체) 통하지 않는(종이·고무 같은 부도체) 물질밖에 몰랐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려면, 인간의 조작에 따라 순식간에 도체와 부도체의 상태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물질, 즉 반(半)도체가 필요했다. 반만 도체라는 의미다.

트랜지스터로 가능해진 ‘생각하는 기계’

20세기 초반, 반도체로 부각된 것이 바로 진공관이었다. 유리관 내부를 진공으로 만들어 전극을 넣은 장치다. 진공관은 당초 소리를 실어나르는 전기신호의 증폭 장치로 주로 활용(장거리 전화나 라디오)되었다. 이러던 와중에 진공관에 전압을 어떻게 거느냐에 따라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스위치’ 기능). 많은 진공관들을 적절히 연결하면 다양한 논리연산과 수리적 계산을 기계에 시킬 수 있었다. 인류 최초의 생각하는 기계, 즉 컴퓨터로 알려진 애니악(1946년)은 진공관 1만8000여 개를 연결한 회로로 만들었다. 높이가 5.5m, 길이 24.5m, 무게 30t에 달하는 거대한 계산기였다. 그러나 이 원시 컴퓨터는 너무 크고 느리며 전력을 많이 사용했다. 진공관은 파손되기도 쉬웠다. 다른 종류의 반도체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1948년 발명된 것이 바로 트랜지스터다. 엄지손톱 크기의 납작한 특정 물질에 전압을 가하면 증폭과 스위치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진공관과 달리 깨지지 않고 전력 소모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이로써 트랜지스터가 들어가는 전자기기의 크기가 대폭 줄어들고 성능도 놀랍게 개선되었다. 이후부터 ‘생각하는 기계’의 발전 방향은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계속 줄이는 쪽으로 진행된다. 트랜지스터들을 사각형의 작은 판에 집적하고 연결해서 증폭과 스위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 장치를 ‘반도체 칩(이하 칩)’이라고 부른다(〈그림 2〉 참조). 칩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더 많이 효율적으로 연결될수록 컴퓨터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었다.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칩은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시스템 반도체는 대체로 ‘기억’ 이외에 컴퓨터가 수행하는 다양한 일들을 감당하도록 설계된다. 주된 기능은 연산과 제어다.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로는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CPU(중앙처리장치)가 있다. 키보드나 마우스, 터치 등을 통한 사람의 명령을 컴퓨터 언어로 해석하고, 이에 필요한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어딘가’에서 가져와 차례대로 연산한 뒤 출력한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를 진행하는 것(제어)도 CPU의 몫이다. 이처럼 순차적이지만 복잡한 작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CPU엔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최근 부상한 시스템 반도체인 GPU는 영상처리, 암호화폐 채굴, 딥러닝 등에 사용된다. 간단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한 반도체다. GPU는 CPU의 제어를 받는다. 모바일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AP도 시스템 반도체로 분류된다. AP는 CPU, GPU, 메모리, 모뎀, 오디오 등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해서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작게 저전력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이처럼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어떤 작업을 더 잘하도록 설계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매출 기준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CPU가 ‘어딘가’에서 자료(프로그램과 데이터)를 가져와 처리한다고 썼다. 그 ‘어딘가’가 바로 메모리 반도체다. 컴퓨터 시스템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기억’을 맡는다. 자료(프로그램 및 데이터)를 0과 1로 변환해서 저장한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ROM(Read Only Memory, 보조기억장치)은 장기 기억을 맡는 메모리다. ROM에 저장된 자료들은 기기의 전원을 꺼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른 하나는 단기 기억을 맡는 RAM(Random Access Memory)이다. CPU는 작업에 들어갈 때 일단 ROM의 자료들을 RAM(주기억장치)으로 옮긴다. 그다음, RAM으로 옮긴 자료를 읽고 처리하며 그 결과를 다시 RAM에 쓴다. 이런 ‘읽기’와 ‘쓰기’ 중 어느 쪽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RAM 역시 다양하게 설계될 수 있다. 대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0% 정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DRAM이다.

메모리 부문에서 또 하나의 뜨거운 시장은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이하 낸드)다. 낸드는 RAM과 달리 기기의 전원을 차단해도 자료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충격, 진동, 온도 등에 강하며 전력 효율성이 뛰어난 데다 저장용량을 크게 만들기도 쉬워 모바일 디바이스에 주로 사용된다. 칩의 평면에 트랜지스터(메모리셀)를 배치하는 것만으론 저장용량을 더 늘리기 어렵게 되자 마치 빌딩처럼 위로 쌓고 있다.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3D 24단 낸드는 트랜지스터를 24층으로 쌓은 제품이다.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는 3D 238단 낸드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야 하는 이유

이런 반도체 칩들은 아득하다고 표현할 만큼 많은 트랜지스터들을 담고 있다. 가로 1㎝, 세로 1㎝ 넓이의 칩에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가 포함된다. 반도체 칩의 성능은 내부에 심긴 트랜지스터 각각의 크기(좀 더 정확히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의 넓이)로 대표된다. 그 단위로 나노(nm, 10억 분의 1m)를 사용하는데, 1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에 해당된다. 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3나노급 반도체라면, 3나노 크기의 트랜지스터가 빽빽이 들어찬 반도체 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도체 칩의 성능은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좋아진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야 그 내부의 ‘전기저항’이 약하고, 이에 따라 전기가 신속하게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논리연산을 빨리 처리할 수 있다. 기업 측의 수익도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커진다.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칩도 작아지고, 정해진 크기의 웨이퍼(실리콘으로 만든 둥근 판)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로 칩 100개를 만들다가 200개(칩의 크기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결과)로 늘리면 매출액이 2배로 뛰지만 비용은 거의 똑같다. 기업 측은 증가한 수익을 더 미세한 트랜지스터의 개발에 투자해서 경쟁업체를 따돌릴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칩에 트랜지스터를 얼마나 많이 배치·연결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반도체 칩은 어떻게 제조되는 것일까? 손톱만 한 공간에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를 심고 그 사이를 금속으로 이어야 하는 작업이다. 적어도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란 점은 분명하다. 반도체 생산의 전체 과정을 아주 단순화해 설명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우선 설계도가 필요하다. 반도체 칩의 제조는 극미세(極微細)한 세계에서 이뤄지는 만큼 설계도 극히 어려운 작업이다. 고도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설계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파는 지식재산(IP) 기업들이 성행하는 이유다. 이 부문의 글로벌 선도 기업은 영국의 ARM이다. 거의 모든 테크 자이언트들이 사용하는 반도체의 구조엔 ARM의 지식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러나 지식만으로, 나노 단위의 선들로 이뤄지는 설계도를 그려내기는 힘들다. 반도체 칩의 설계를 도와주는 도구인 ‘전자 설계자동화(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미국 업체인 시놉시스와 케이던스의 독무대다.

팹리스로 불리는 업체들은 IP 기업의 지식재산과 EDA 등을 활용해서, 반도체의 설계를 최종 완료한다. 그러나 제조는 외부 업체(파운드리)에 위탁한다. 완성된 반도체를 납품받으면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한다. 팹리스(Fabless)라는 용어 자체가 fabrication(제조)과 less(하지 않는)의 합성어로 ‘제조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하기보다 설계와 판매에 특화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미국의 퀄컴, 엔비디아, AMD, 애플, 타이완의 미디어텍 등이 팹리스 업계를 대표한다.

파운드리는 팹리스로부터 위탁받은 반도체 칩을 실제로 만든다. 하청업체이지만 영향력은 엄청나다. 팹리스의 설계도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실현시킬 역량을 가진 업체가 글로벌 차원에서도 몇 안 되기 때문이다. 10나노보다 미세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파운드리는 타이완의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미국의 인텔 정도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 시장에선 TSMC가 거의 60%, 삼성전자가 16% 정도를 점유한 2대 강자다.

파운드리의 반도체 제조공정을 보면, 이 업계의 숨은 강자들이 드러난다. 소재, 장비 업체들이다. 제조공정은 대충 다음과 같다.

우선 둥근 실리콘 웨이퍼에 감광액(포토레지스트)을 입힌다. 그다음, 노광장비로 극초단파의 빛을 포토마스크(반도체 설계도가 그려진 일종의 필름)를 통과시켜 감광액 위로 내리쏜다. 감광액이 빛에 반응하면서 웨이퍼 위에 반도체 설계도의 밑그림이 새겨진다. 밑그림엔 부식되어야 할 부분이 표시되어 있다. 웨이퍼 전체를 특정 액체나 기체로 덮으면 깎일 부분은 깎이고 남을 부분은 남으면서 트랜지스터의 형태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그림 3〉 참조).

조각가가 돌을 쪼아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 같은 공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웨이퍼 위에 절연막이나 실리콘 막을 입힌 뒤 다시 노광장비로 투사해서 필요 없는 부분을 부식시킨다. 트랜지스터들의 형태가 분명해지면 이들 사이를 이을 수 있도록 깎아낸 뒤 금속 물질을 채워 넣어 배선한다.

이런 공정이 완료되면, 웨이퍼 위에 수많은 칩들(각각의 칩 내부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만들어져 있다. 이 칩들을 하나씩 잘라서 분리한다. 분리된 반도체 칩이 앞으로 부착될 기기의 다른 부품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배선하는 패키징으로 제조공정은 마무리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미래

파운드리는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나 포토마스크, 노광 장비, 부식에 사용하는 액체와 기체 등을 거의 외부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제조공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없다. 2019년 일본 정부는 포토레지스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타격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중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노광 장비다. 빛의 파장이 짧아야 웨이퍼에 극미세한 밑그림을 그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최고 수준의 노광 장비는 네덜란드 업체인 ASML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네덜란드와의 협상을 통해 ASML이 첨단 노광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생산의 전 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팹리스, 제조 장비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여전히 최대 강자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한국과 타이완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제조 장비와 소재 부문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의 지식재산과 네덜란드의 노광 장비가 없다면 전 세계의 반도체 생산이 중단될 것이다. 최근 격하되기 시작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반도체 전쟁은 지난 30여 년 동안 형성되어온 이 같은 글로벌 공급망의 미래를 오리무중으로 몰아넣을 전망이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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