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죽음, 남겨진 가족. 어렵고 피하고 싶은 취재. 자청했다. 취재가 없어도 유족들을 자주 찾았다. 희생자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의 지난 100일을 기록한 주하은 기자다.

이태원 참사 취재 전담인 셈인데, 유족들과 계속 연락?

종종 유족들이 있는 분향소에 들르곤 하는데, 반갑게 맞아주며 근황을 나누기도. 며칠 못 가면 유족들이 먼저 “왜 그동안 안 왔느냐”라며 물어보기도.

장기 취재인데, 장단점은?

중요한 사건을 도맡아 취재하고 있으니 책임감도 커. “미디어에 계신 분들이 유족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세요.” 그럴 때마다 전혜원 기자가 취재한 아카시시 참사 유족의 말을 되새겨(〈시사IN〉 제801·802호 커버스토리 ‘두 참사 이야기’ 참조).

참사 100일,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면?

한 유족이 시체팔이 운운하며 막말한 정치인을 비판하다가, “당신은 그래도 당신 자식 잘 키워라. 훌륭하게 자라길 바란다”라며 당부한 장면. 자신이 당한 고통이 끔찍해 차마 저주의 말도 못하더라. 그 모습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져.

현재 유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유족들이 “정부가 왜 저렇게까지 우릴 몰아붙이죠?”라고 묻는데, “도통 모르겠다”라고 답한다. 그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료 시민들의 지지와 공감이 아닌가 싶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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