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승우 (2016년부터 종이책 구독, 충북 보은군)

지난 9월은 추석 연휴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자가격리까지 겹쳐 누구보다 긴 휴가를 보냈다. 지방 소도시의 코로나 체감지수는 날마다 확진자가 넘쳐나는 수도권과 대도시에 비하면 사뭇 다르다. 이따금씩 발생하는 확진 소식은 지역사회에 이슈가 되고 불편한 시선도 함께한다. ‘위드 코로나’라는 피할 수 없는 선택지 앞에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적 책무가 충돌하고 있다.

높은 백신접종률과 치밀한 방역체계는 분명 자랑할 만한 것이지만, 코로나 낙인찍기라는 또 다른 혐오의 확산은 분명 경계해야 할 일이다.

〈시사IN〉이 없는 2주의 시간 동안 바둑을 복기하듯 개편호들을 다시 펼쳤다. 외형적으로는 활자가 커지고 광고가 늘었다는 점(TV 중간광고와 흡사한 지면 배치), 내용적으로는 외부 필진의 확대를 통해 스포츠, 경제이론, 반려인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하려 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한정된 지면에 내부적 고민(〈시사IN〉의 정체성과 방향성)과 외부적 압력(열성 독자의 기대치와 신규 독자의 호기심)을 한데 녹여내는 일은 정답을 찾기 힘든 숙제와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단단한 뿌리가 있어야 가지의 유연함을 누릴 수 있듯이 〈시사IN〉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 속 시원한 해답을 〈시사IN〉 제733호 ‘스쿨존 너머’ 기사에서 찾는다. 긴 호흡으로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심층 탐사보도, 이것이 〈시사IN〉의 존재 이유이자 항구적 가치다.

허윤정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경기 성남시)

넘쳐나는 법 조항과 쏟아지는 법안들이 무색하게 법의 부조리와 실없음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법원과 송사는 멀리할수록 인생에 이롭다”는 교수님의 묵직한 말씀과 ‘만인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창하는 법을 한 화면에 놓고 볼 때, 나는 법의 효용에 대하여 재고한다. 우리는 법의 보호를 유효하게 받고 있는가? 법은 평등하고 자유로운가?

〈시사IN〉 제733호는 전반적으로 나의 불만과 궤를 같이한다. 제도와 법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질타 없이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는 법과 제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더 이상 제도라는 존재에 기대어 안도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지적하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이다.

무거운 기사들을 마음에 지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주하는 ‘Culture & Life In’ 코너는 언제나 상쾌하고 또 언제나 반갑다.

스스로를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 소개하는 나에게, ‘책 만드는 사람들’ 연재는 애정이 가는 지면이다. 책을 좋아하는, 그렇지만 나와는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주는 낯선 포근함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제733호 ‘서점을 향한 순정은 어디서 나올까’ 기사에 더욱 애착이 갔다. 책을 향한 나의 마음을 이다지도 적확하게 표현한 글은 처음 만나본 까닭이다. 책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순정은 언제나 황홀하다. 이렇게 나는 또 순정을 담아 서점에 간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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