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운동을 하던 송인수씨(전 ‘좋은 교사 운동’ 대표)와 학부모 운동을 하던 윤지희씨(전 ‘교육과시민사회’ 대표)가 손잡고 사교세를 만든 지난해 2월만 해도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교육 운동을 오래 해왔다는 사람일수록 “교육 문제의 본질도 아닌 사교육을 앞세워 뭘 하겠다는 거냐”고 두 사람을 비웃는 판이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뚜껑을 열고 본즉, 사교세를 찾아온 이들은 ‘매번 전교조나 학부모 단체 행사에서 보던 그 얼굴’들이 아니었다. 순수한 분노를 가슴에 담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학교 교사, 전직 학원강사, 베테랑·초보 엄마, 교육 전문 기자·PD. 면면은 다양하지만 이들은 미친 사교육 바람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송인수 대표는 힘없는 피해자가 나서야 위기 해결의 돌파구가 뚫리던 것이 그간의 역사였다고 지적했다. 정치와 권력이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을 선도하고 나선 적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교육 없는 세상’이 아니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이들은 사교육 그 자체를 배격하지는 않는다. 부족한 공부를 따라잡거나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사교육이 필요할 때 도 있다고 윤지희 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적기 교육이 필요한 아이에게 무작정 강요하는 조기교육,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망치는 선행 학습 등은 명백한 거부 대상이다. 송 대표는 올해 안에 현실성 있는 ‘사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현 가능한 교육 대안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사교세는 4월7일~5월27일 ‘2009년 등대지기 학교’를 다시 연다. 이번에는 온라인 강의가 주가 된다. 사교육 광풍에 맞설 용기를 얻고픈 이는 사교세 커뮤니티(www.noworry.kr)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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