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시작했다가 무거워졌다고 했다. 회화를 전공한 김지연씨(26)는 “내 작품에 담은 메시지를 ‘나부터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묵직함이 작품마다 따라 다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전시에서 소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의 풀빛을 담은 작품 〈Which is more green〉을 전시했던 작가는 ‘채식주의자’다. 사소한 변화도 많다. 사막화의 위험을 경고한 〈푸른 사막 이야기〉 전시 후로는 그림을 수정할 때 습관대로 휴지를 뽑아들다가도 멈칫한다며 우진씨(25)는 웃었다.
솔직히 골치가 아플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이 모임이 ‘지속가능’ 한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미술은 간접이든 직접이든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니, 생각하지 않는 디자이너는 위기를 부른다는 공감이 있다. 건물을 한 채 지을 때 디자이너가 선을 두 개 긋느냐, 한 개 긋느냐에 따라 건물의 스케일도, 재료도, 노동의 강도도 달라진다. 그걸 치열하게 고민해봤던 디자이너와 아닌 디자이너의 ‘만듦’은 같을 수 없다.
이들의 다음 프로젝트는 ‘에너지’다. 내리는 빗물을 동력으로 반짝이는 우산을 만들자는 것이다. “폭우 속에도 잘 보이니까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김영준씨(27)의 눈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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