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당한 마틴 루터 킹 목사와의 관계는?1960년대 10여 년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기독교지도자회의 남부 회장이자 킹 목사의 인격 대리인 자격으로 활동하면서 케네디·존슨·닉슨 대통령을 상대로 흑인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메신저 구실을 맡았다. 당시 킹 목사는 미국 정부에 백인과 흑인이 형제자매로서 더불어 살든지, 두 인종이 반목하면서 서로 죽이며 살아가든지 두 길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흉탄에 암살당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하원의원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폈나.내가 미국 최초로 흑인 하원의원에 출마한 이유는 역대 미국 지도자 가운데 암살당한 4명이 못다 이룬 ‘공통된 미국의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 포부였다. 그 4명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말콤 엑스, 바비 케네디(로버트 케네디의 애칭) 상원의원이다. 이분들이 내건 세 가지 공통 사명은 야만적 전쟁을 없애겠다는 것, 인종차별을 철폐하겠다는 것, 그리고 나머지는 빈곤을 퇴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워싱턴 정가에 들어가 20여 년간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뛰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2009년 현재 상황으로 말하자면 오바마 시대 개막과 함께 킹 목사를 포함해 암살당한 네 분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열린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가.나는 현재 전미흑인지도자회의(NBLR) 회장이다. 이 기구 산하에 미국 상·하 양원 흑인 지도자 43명이 가입해 있는 ‘Black Caucous’라는 단체가 있는데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이던 오바마도 오랜 세월 회원으로 함께 활동해왔다. 흑인 지도자회의 멤버로 오바마와 오랜 교분을 맺어온 나는 지난 대선에서 조지프 라우리 목사와 함께 흑인교회공동체연대(BCCN)을 중심으로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위해 앞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 문제에 대해 오바마는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가.취임 초 오바마는 중동 정책에서 근본적인 변화 메시지를 던졌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전격 폐지하라고 지시했고, 대통령직 수락 연설에서 ‘미국이 이제부터 이슬람교도를 존중하고 서로 협조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런 노력을 유대인들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전세계 이슬람교도는 ‘우리도 그 말을 듣기 원했다.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이 우리의 희망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인류의 나머지 20%는 오바마에 저항한다. 이를 막으려면 80% 세계인이 각 나라에서 오바마의 방향이 옳다고 큰소리로 외쳐줘야 한다.
오바마 시대 미국의 대북한 정책은 어떻게 전개되리라 보는가.요즘 나를 포함해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미국 각 주의 상·하원 의원들이 총동원되어 오바마 대통령으로 하여금 한반도 정책을 변화시키도록 움직이고 있다. 더 빠른 길은 한국과 주변 각국의 약 80%에 이르는 오바마 지지자들이 동원돼 오바마로 하여금 북한에도 ‘담대한 희망’을 하루 속히 적용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게 ‘몸에 폭탄띠를 두르라’고 내모는 격이다. 북한은 지금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핵무장을 하고 있다. 북한에서 담대한 희망의 다섯 번째인 ‘정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한반도에는 변화는커녕 미친 일이 일어날 것이다.오바마 대통령이 금융 위기로 촉발된 미국 경제위기를 수렁에서 건져낼 비전은 있는가.오바마는 경제를 잘 풀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중국과 한국, 유럽은 미국 경제와 깊은 상호 의존관계다. ‘머리가 좋은 거머리는 모든 피를 빨아서 대상물을 죽이지는 않는다’는 격언에 비유하고 싶다. 이 점을 이해하면 지금 왜 중국이 대대적으로 공장 문을 닫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일본도 남한도, 중동의 산유국도 마찬가지로서 이들 나라는 더 이상 미국에 손해를 주려야 줄 수 없게 됐다. 미국에 제품을 팔고자 하는 국가들은 결국 오바마의 경제 회생 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본다. 미국에서도 지금 소득 상위 1%를 위해 세금을 줄여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들은 오바마의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한다. 그래서 80%의 지지자가 조직적으로 돕기 위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나 민간 지도자를 만나는가.나는 그 사람들이 필요하고, 그들에게도 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한국 정치인을 만난 적이 없다. 한국 정치인에게는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북한을 도와서 안정을 찾으라는 것, 남한 경제 상황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 국익에도 맞다는 점에 대해서이다. 현재 나는 반기문 총장과 세계 평화를 위한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선명 총재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 축사를 하게 됐나.1972년께 한국에서 막 미국으로 건너온 문선명 총재가, 민주당 상원의원이던 에드워드 케네디를 찾아갔더니 ‘암살당한 킹 목사의 대리인을 추천하더라’ 하면서 처음으로 나를 찾아왔다. 그는 인류는 하나님 아래 한가족인데 그 꿈을 미국에서 이루고 싶다고 했다. 돌아가신 킹 목사의 ‘아이 해브 어 드림’이란 연설이 유명한데 문 총재는 나에게 “킹 목사의 꿈이 전세계에 퍼져야 한다는 소망으로 미국에 건너왔으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킹 목사의 꿈이란 세계의 모든 인종과 종교가 다양성이 존중받으면서 서로 사회적 약속을 이루고 지켜주는 세상이었다. 문 총재는 킹 목사의 꿈을 전세계의 꿈으로 만들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왔다고 말해 나는 매우 감동받았다. 그때 이래로 문 총재가 미국에서 벌이는 ‘하나님 아래 한가족’ 운동에 초청받아 자주 참석해왔다.한국 기독교계는 문 총재의 교리를 이단이라고 배척하는데 미국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나.문 총재는 전세계를 향한 킹 목사의 이념을 일관되고 진지하게 인정해왔다. 문 총재가 그동안 강조한 꿈이나 킹 목사가 강조했던 꿈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의 정책으로 펼치고자 하는 꿈이 다르지 않는 한 그와 연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문 총재가 미국과 세계를 무대로 열성적으로 벌이는 평화활동 같은 것이 늘어나야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될 날이 가까워진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