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백승기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현실의 한국 사회에 적합한 정당 모델은 무엇일까. 진보 진영 쪽에서는 대체로 지금까지 특정 계급·계층에 기반한 ‘대중정당 모델’을 선호해왔다. 최장집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이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든 이가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대중정당 모델’의 대명사격인 민주노동당에서 창당 이후 10여 년 가까이 활동하던 채진원씨(40·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가 그 주인공이다.

채씨는 지난 1월 발표한 정치학 박사 논문에서 “민노당은 대중정당 모델로 출발하긴 했지만 그 한계 때문에 의원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원내정당화를 촉진시킬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원내정당 모델을 대안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자료와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에 기초해 민노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고 또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론은, 민노당이 결국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를 포괄하기 위해, 즉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원내정당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그간 원내정당 모델은 ‘의원들의 독주 위험성’ 따위를 이유로 진보 쪽에서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채씨는 이에 대해 “토의 민주주의나 네트워크가 활용되는 원내정당 모델로 극복 가능하다”라며 변화한 현실에 걸맞은 새로운 정당론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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