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조선대 대담장에서 한나라당은 대학생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곤욕을 치렀다.
지난 1월22일 광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호남 지역 청년당원 간담회는 거친 한풀이 마당 같았다. 호남 지역 한나라당원이 느끼는 감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삼중 소외’다. 첫째,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뿌리 깊은 ‘호남으로부터의 소외’다. 호남 지역 한나라당원은 “호남에서 한나라당을 한다는 건 독립운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입을 모았다.

두 번째는 ‘당으로부터의 소외’다. 한나라당 처지에서 요충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중앙당이 호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푸념이다. 호남 출신의 한나라당 박재순 최고위원은 “중앙당에서 독립군이라고 치켜세우긴 하면서도 정작 도와주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정권 교체로부터의 소외’다. 정권 교체 후에도 ‘생기는 게 없다’는 얘기다. 청년위와 호남 지역 청년당원의 간담회에서는 노골적인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하다못해 9급 별정직 자리라도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청탁성 발언까지 나와 강용석 위원장이 황급히 제지하기도 했다.

청년위 대의원 수준의 당 활동을 하려면 사비와 개인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광주에서 만난 한나라당 청년위 대의원은 열이면 열 개인 사업가였다. 간담회에서 나온 한 대의원의 발언은 이들이 호남에서 한나라당을 하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호남에 한나라당이 뿌리를 내리려면 아, 저 사람이 한나라당을 하더니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 중앙당 당직자는 호남 지역 한나라당원에 대해 이렇게 귀띔했다. “호남의 한나라당원은 여당 시절 사업상 이유로 들어온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야당을 10년간 하고, 다시 여당이 되어서도 예전처럼 눈에 보이는 이득이 없으니 오죽 답답하겠는가.”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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