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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대운하 ‘총사령관’으로 불리는 장석효 전 서울시 부시장(사진)에게 요즘 근황을 들었다.

대운하 전도사로서 요즘 어떻게 지내나.
국토부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다니까 지켜볼 뿐 공개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내가 표면에 나서면 반대론자들이 마치 내가 대운하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것으로 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일절 나서지 않고 대운하 관련 자료를 달라는 쪽을 물밑에서 돕는다.

대운하와 관련해 제공하는 자료는 어떤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대운하와 관련한 여러 자료를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해놨다. 나는 대운하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내가 만든 동영상을 보고 나서 운하를 거론했으면 좋겠다. 대운하 찬성론자들도 최소한 대선 때 우리가 만든 대운하 계획에 대해 올바르게 아는지 의심스럽다. 

대운하 찬성론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지난해 토목학회에서 대운하 심포지엄을 열었는데 내가 만든 자료를 줘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임의대로 토론하더라. 전문가로서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대운하 찬성·반대 전문가들에게 내가 요구하는 것은 일반 국민이 대운하에 대해 잘 모르니 내 자료를 검토해서 전문가 목소리로 찬성한다든지 반대한다든지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을 어떻게 보나.
여러 대운하 지지 단체가 생겼지만 본격적인 활동을 못하는 것은 정부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4대강을 정비한다면서도 내륙에 배띄운다는 소리는 무조건 못하게 한다. 정부가 4대강을 개발하면서도 깊이 파지 않아서 배가 못다닌다고 강조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굳이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 강의 기능이 생태뿐만 아니라 내륙 주운(舟運) 기능이 있는데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면 잘못된 일 아닌가.

정부가 4대강에 운하 기능을 포함해 개발해야한다는 뜻인가.
4대강 정비 사업은 방치되고 황폐화한 강의 퇴적 토사를 걷어내 수초도 심고 생태 습지도 만들어 복원하자는 것 아닌가. 그런 와중에 옛날처럼 자연스럽게 배가 다닐 수 있는 것이다. 강을 제대로 살리려면 퇴적한 하천 바닥을 낮추고 수중보를 드문드문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하천을 파야 하는데 정부 관계자의 축소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총애하던 참모로서 요즘도 대통령을 가끔 만나 그런 소회를 피력하는가.
그런 일이 있어도 그렇다고 발설할 수 없는 처지임을 이해해달라.

여당 내 반대도 만만찮은데….
대운하 논의는 단순히 MB 선거공약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낙동강 뱃길 복원 얘기가 지자체와 기업에서 나왔다. 1994년 대구방송에서 창사기념 기획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낙동강 운하를 다뤘고, 당시 경북도가 조직과 팀까지 만들어 뱃길을 복원하려다 중단했다. 영산강도 2004년 당시 박준영 전남지사 후보가 뱃길 복원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운하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대운하 추진에 적극 나설 생각인가.
나도 갑갑한 구석이 있지만 향후 대운하 방향은 내가 나서서 될 일이 아니어서 각계에서 우리 자료를 가지고 운하를 적극 알렸으면 한다. 나 또한 생각하는 바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면 파장이 클 것 같아 말하지 않겠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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