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독자와의 수다〉는 단박에 성사되지 않았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거절당했다. 언론사 취직을 준비하는 예비 기자들이었던 게 이유. 한 명은 신입 기자고, 다른 한 명은 경력 기자 준비생이었다. 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인터뷰를 조르지 않았지만 약이 될 몇 마디는 들었다. 한마디로 〈시사IN〉이 ‘바른생활’ 잡지라는 것. 상상력의 틀을 벗어나 허를 찌르는 기획이 부족하단다. 가령 ‘강남 좌파’ 같은 기획은 좋았다. 정도(正道)를 파고드는 정신도 좋지만 읽는 재미를 달라는 게 같은 업계 사람들의 주문.

세 번째 전화로 마침내 연결된 배경민씨 역시 같은 평가를 했지만 그는 “〈시사IN〉을 재미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진지파다. 두 아이를 둔 간호사인 배씨는 〈시사IN〉을 보면서 사회에 대한 일종의 부채의식을 갖는 듯했다. “소외된 사람들이 다뤄지면 타성에 젖어 살던 제게 다시금 진실이 뭔지 묻게 됩니다. 당장 동참은 못하지만 ‘언젠가는…’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제때 읽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가방 속에는 항상 〈시사IN〉이 들어 있다. 직장에 가져다 놓고 여러 사람이 가다 오다 볼 수 있도록 한단다. 그녀의 한 가지 당부. 사회 이슈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일반인에게도 〈시사IN〉 정기 구독을 권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주문이다. 어떻게? 그건 〈시사IN〉 제작진의 숙제다.

기자명 박형숙 기자 다른기사 보기 ph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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