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현수일
기자도 전문 영역이 있다. 10년 넘게 권력 스캔들과 종교 지도자의 비리를 추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직폭력배를 취재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조폭은 기자의 부전공쯤 된다. 강력부 검사·형사와 특히 친하고, 어지간히 이름난 조폭과는 인사를 하고 지낸다.

기자가 조폭을 취재할 때마다 듣는 이름이 있다. 〈신동아〉 조성식 기자(44). 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는 “조성식 기자는 주 기자를 괜찮은 기자라고 했는데, 영 건방지네”라고 말했다. 전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는 “조성식 기자는 진짜 기자 같은데 주 기자는 건달 같아. 정말 기자 맞는가”라고 말했다. 조폭 수사의 대부로 불리는 조승식 전 대검 강력부장은 “모르는 조폭이 없을 정도로 조 기자는 조폭 세계에 정통하다”라고 말했다. 

조성식 기자가 조직폭력배의 실상을 다룬 책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내놓았다. 정치 권력과 돈에 따라 변신을 이어온 주먹 세계의 내면을 심도 있게 파헤쳤다. 안대희 대법관은 “접근이 쉽지 않은 어둠의 세계를 이처럼 날카롭게 도려낸 솜씨에 감탄한다”라고 평가했다. 장수옥 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는 “싸움의 달인 조창조씨의 이야기는 참고할 만한 점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조폭과 관련한 글을 쓰는 것은 특별한 용기와 배짱이 필요하다. 영국의 탐사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사우스웰은 “손목을 잘라버리겠다”라는 삼합회의 협박을 이겨내고 〈조폭 연대기〉를 완성했다. 조 기자는 “왕년 조폭들은 칼침을 조심하라고 위협했는데 요새 조폭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협박했다”라고 말한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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