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백승기
11월19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만난 유화숙 ‘갤러리 자작나무’ 대표(53)는 들떠 있었다. 독일 보데갤러리에서 연 〈한국을 찾은 어린왕자전〉 안내를 자청한 그는 어린왕자 조각들이 자기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며 행복해했다. ‘연인’이라는 이름의 조각도 빼앗길세라 서둘러 전시 초반에 샀다.

그는 갤러리 운영자라기보다는 수집가 성격이 짙다. 지난 10월에는 뉴욕과 런던, 베를린을 다녀왔다.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을 짚고 신예 작가를 발굴해 미래에 가치가 더 높아질 작품을 사들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늘 가난하다. 변변한 재산도 없는 터에 좋은 작품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면 수중에 넣을까 ‘광분’하는 탓이다.

유 대표가 미술품을 사들이는 것은 자기만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자신을 ‘아트딜러’라고 소개했다. 미래 가치가 있는 상품을 괜찮은 가격으로 다른 이에게 연결해 정서적 기쁨과 함께 재산 증식의 즐거움도 주고 싶단다. 그림은 자기의 진가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알아줄 안목과 정직성을 가진 ‘연결자’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클로즈드 갤러리인 자작나무’에 이어 12월20일께 서울 수유동에 누구나 언제라도 와서 그림을 볼 수 있는 ‘오픈 갤러리 자작나무2’를 연다. 이곳은 그가 아트딜러 구실을 제대로 하고 사람들과 웃고 떠들기 위해 고안한 공간이다.

기자명 장영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c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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