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에 대한 명언은 많다. 예를 들어 이런 말. ‘약속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이건 어떤가. ‘오랜 약속보다 당장의 거절이 낫다.’ 덴마크 격언이라고 한다. 약속하기는 쉬운데 지키기는 어려우니 이런 문구가 쌓였으리라. 여기에 하나 추가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공약 어록’이다.
1월11일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서 김성태 원내대표(사진)가 인터뷰를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16.4%나 인상해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말했다. “대선 공간에서는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표를 받기 위해 대선 후보들은 때론 좀 무리한 공약을 내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잖아요. 대선 공약대로 실천하면 그 나라는 망하고 만다고, 우리 국민들이. 대선에서 공약 내걸었다고 대선 공약을 액면 그대로 100% 실천해버리면 대한민국 재정은 거덜 날 것이고 나라는 망합니다. 국민들이 다 아는 거예요.” 빌 공(空)자, 공약의 선봉에 선 모양새다.
그의 말을 듣자니 전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했던 발언이 떠오른다. 공약과 정책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대통령 되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지금 제가(웃음).” 그 말 믿고 여럿이 표를 던졌다가, 나라 망할 뻔했다. 앞으로는 유권자끼리 ‘공약 가벼이 여기는 후보와 정당은 심판하자’고 약속해야 할 판이다.
말이 오락가락하고 종잡을 수 없기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듯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아마도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대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화를 했는지, 대화하지 않았는지 말하지 않겠다. 언급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파워 트위터리언’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트위터에 올린 말들을 떠올려보면… ‘대략 난감’한 상황이다. 그가 한국의 대통령이 아니어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어서 걱정스럽기도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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