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기자가 정기구독자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지면입니다. 정기구독자 여러분께 언제 전화가 갈지 모릅니다. 기자와의 대화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증권회사에서 위탁거래와 고객 자산관리를 하는 황영선씨는 올해 3년차 직장인이다. 〈시사IN〉 10호부터 빠짐없이 읽었다는 그에게 총평을 묻자 진보 성향에 사회적 약자 편에 선 기사가 많다고 답했다. 스스로 진보 성향이라고 여기는 데다 〈시사IN〉의 탄생 배경을 잘 아는 터라 그에게는 자연스럽지만, 일부 독자에게는 너무 좌파로 보이고 한쪽으로 쏠렸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그는 자기 일처럼 걱정했다.

그는 그동안 가장 만족스러운 기사로 ‘88만원 세대’를 꼽았다. 20대로서 동병상련 때문인지 이 기사가 가슴을 쳤다고 했다. 가슴을 친 것은 같은데 종류가 다른 아픔을 느끼게 한 기사로 삼성 관련 뉴스를 꼽았다. 특검을 거쳐 재판에서도 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의 치유 능력에 구조적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불만족스러운 기사로 꼽힌 것은 두 번에 걸친 ‘아파트 가격 조사’였다. 주식시장에 몸을 담고 있어 재테크에 밝은 탓일까. 그는 가장 비싼 아파트부터 나열식으로 아파트 가격을 왜 굳이 알려야 했는지 기획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나열식이라는 이유로 문화 고정란에 대해서도 다소 불만을 표출했다. 음반·전시·연극 이런 식으로 항상 포맷이 일정해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는 비단 문화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흐름’을 알려주는 기사를 보고 싶다고 했다. ‘인기 검색어로 본 세계’ 구글 고정란도 뒷부분에 배치하거나 포맷에 변화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가 〈시사IN〉에서 보고 싶은 것은 꼭 성공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물을 인터뷰해 그로부터 삶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기사. 한국 사회의 열띤 논쟁 주제를 찬반 형식으로 기사화하면 독자의 참여도 끌어낼 수 있으리라는 아이디어도 흥미로웠다.

경영 상황을 물으며 〈시사IN〉의 미래에 진지한 관심과 애정을 보인 그는 지면 외의 사안에도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재구독을 할 작정이지만, 배송 날짜가 일정하지 않고 심지어 빼먹기도 하는 것은 미치게 화나는 일이라고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기자명 장영희 전문기자 다른기사 보기 c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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