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화 여행>강정식 외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일본 닌텐도 사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화제다. 1996년 비디오 게임으로 처음 출시되었던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R) 기반 게임으로 거듭난 뒤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 이와 유사한 방식의 모바일 게임 〈산해경 고〉가 출시되어 짝퉁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중국 처지에서는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포켓몬 고〉에 나오는 요괴 중 상당수가 중국 고전인 〈산해경〉에 등장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김치로 만든 김밥을 일본이 히트시키자 우리가 김치김밥을 만들었다가 짝퉁 취급을 받는 셈이다.

〈포켓몬 고〉뿐만 아니라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등 판타지나 SF 영화에서도 신화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꼭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만 신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화의 기본은 ‘본풀이’다.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근본을 설명해준다. 신화에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공포가 담겨 있어서 신화를 통해 그 민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아시아 신화 여행〉은 주로 남방계 신화에 대한 강의 묶음집이다. 우리가 휴가 때 주로 여행 가는 동남아나 남태평양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해 오키나와와 일본 본섬 그리고 인도네시아 신화에 대한 해설이 두루 담겨 있는데, 북방계 신화와 달리 하늘보다 바다가 강조된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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