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 자식은 마냥 예쁘게 보인다는 뜻이다. 정도가 조금 지나친 이들도 있다. 6월16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현배 전 의원은 딸인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을 ‘백설공주’라고 일컬었다. 국민의당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수민 의원은 선거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 아버지 김 전 의원은 딸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스물아홉 살짜리가 어떻게 마녀가 됩니까? 백설공주입니다 아직”이라고 말했다. 황송하게도 한국 청년들은 ‘백설공주’께서 ‘대표’하고 계시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에서 애끓는 부정이 꽃핀 가운데, 새누리당은 초자연적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6월16일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4·13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7명을 전원 복당시키기로 했다. 앞서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지난 3월27일 “우리 당헌·당규에 그런 (복당) 절차가 굉장히 엄격하게 돼 있고 (…)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듯 아주 어렵다”라고 말한 바 있다. 총선 패배가 ‘바늘구멍’을 비약적으로 키운 걸까? 원 전 원내대표는 6월17일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서 “그분(탈당 의원)들은 큰 틀에서 보면 우리가 같은 식구들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선거가 이렇게 무섭다. ‘배신의 정치’질을 일삼던 낙타들마저 ‘식구’로 탈바꿈한다.

부친의 ‘과분한 사랑’을 받은 백설공주와 달리, ‘전직 공주’ 대통령은 눈엣가시 낙타만 일곱이 생겼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의 복당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일부 강성 친박계 의원들은 6월17일 “당 꼬라지가 뭐가 되느냐” “권성동 사무총장을 사퇴시켜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전날 김태흠 사무부총장(사진)은 “쿠데타를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라고 비난했다. 누리꾼들이 흥미를 보인 것은 단연 ‘쿠데타’ 발언이었다. “저쪽 동네에선 쿠데타가 칭찬 아니었나?” “쿠데타라는 말 자체가 금지된 줄 알았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라는 발언에 찬동한 적이 있다. “혁명이냐 쿠데타냐를 떠나서 5·16은 시대와 국가를 위해서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헌법 수호보다 공주마마 심기가 중요한 분이 국회에 있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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