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일정이 가득했던 인디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이 올라왔다. 8월3일, 브로큰 발렌타인 보컬 반(33·김경민) 씨가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다는 내용이다. 나흘 전까지만 해도 ‘클럽데이’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그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믿기 힘든 팬들의 슬픔이 SNS를 타고 넘쳐흘렀다. 반 씨는 공연 후 지인들과 휴가차 물놀이를 갔다가 익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덴 홀 제공
2002년 결성된 록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은 2009년 일본 야마하 사가 주최하는 아시안비트 결선에서 대상과 최고 작곡가상을 수상했다. 2011년 KBS 〈TOP 밴드〉에 참가해 지상파 방송에 처음 등장했다. 반 씨는 한 대기업에 취업했다가 “음악을 포기할 수 없어서” 퇴사했다.

그는 음악가로서 ‘할 일’을 찾는 데 앞장섰다. 지난 3월8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첫 무대에 반 씨가 올랐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고 박수현군이 작성한 ‘ADHD 공연하기’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서였다. ADHD는 세월호 희생자 박군과 그의 친구들이 중학생 시절에 만든 밴드였다. 당시 반 씨는 세월호 추모 공연에 나서고 추모곡 ‘타임’을 발표하면서 “어른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나섰다. 음악을 통해 이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브로큰 발렌타인에는 잊지 못할 빈자리가 생겼다. ‘너의 그 목소리 가슴에 담고서 너 있는 그곳에 닿을 수 있을까. 못다 한 얘기들, 널 만날 그날 두 손에 고이 모아 웃으며 전할게. 너의 모든 날 너의 그 미소 너의 모든 꿈 잊지 않을게.’(반 작사·작곡 ‘타임’ 중에서)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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