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건드리며 패션을 제안하는 풍경은 분명히 프로모션이지만, ‘시계’라는 기능이 블로그라는 사적 공간에 채용되면서 이 프로모션은 어느새 일종의 놀이이자 문화가 되어간다. 그들은 웹이라는 매체를 기발하게 응용했던 것이다. 그것도 포털이나 검색 엔진이라는 기성 플랫폼의 특등석을 구입하지 않고, 참여자의 자발성이라는 웹의 본질에 ‘무임승차’하는 기발한 응용 사례다.
그렇지만 이 기발한 놀이는 확실한 프로모션으로 인정받아 ‘원쇼(One Show) 인터랙티브’ 그랑프리에 이어 ‘클리오 광고제’의 인터랙티브 대상을 거머쥐었다. 세계 3대 광고상 중 두 곳에서 대상을 타는 일은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세계는 앞으로 달라질 프로모션의 미래에 그러한 상을 준 것일지도 모른다.
참여자의 자발성 활용한 프로모션의 미래
그냥 예쁜 나머지, 그냥 마음에 드니까, 시쳇말로 ‘좀 짱이라서’ 자기의 블로그에 붙여넣은 이 놀이는 국경을 넘어 폭발했고 81개국 3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4만 개 가까운 유니클록을 설치했다. 또 212개국으로부터 1억이 넘는 액세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상황을 또 하나의 미디어 아트로 승화시킨 WORLD.UNIQLOCK (http://www.uniqlo.jp/uniqlock/#world)도 놓치기 아까운 사이트다.
고객을 유인하고, 그들을 참여시키며, 그들을 즐겁게 만들어 다른 고객을 유인하게끔 하는 ‘디지털 마케팅’의 교과서 같은 성공 사례. 이 사례는 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트렌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유난히 독특한 또 다른 의미의 성공 사례를 우리는 지금 목격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의외로 ‘촛불’을 둘러싸고 벌어진다.
일본에서는 유니클록의 오픈 2주일 전부터 이 클록 댄스의 오디션 영상을 티저풍으로 흘려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실타래의 촛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거리에 흘러넘치는 살아 있는 촛불이 이미 그들의 등장을 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