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 107102166
이름: 하정수(42)
주소: 경기도 용인시

‘독자와의 수다’ 요청을 드리자마자 “영광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정수씨의 친절함에 기자가 감동했다. 그는 무려 ‘10년’ 정기구독을 약정한,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를 꿰는 창간 독자다. 하씨와 ‘정통 시사주간지’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생 시절, 유익한 시사지라며 챙겨 보기 시작한 게 벌써 20년 가까이 흘렀다.

오랜 기간 〈시사IN〉과 연을 맺어온 독자인 만큼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단식의 효능을 설명하는 ‘몸과 마음의 노폐물 비운 행복한 6일(〈시사IN〉 제48호)’ 기사에서,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밝히지 않은 까닭에 당시 기사를 쓴 오윤현 기자에게 메일을 보냈다(오 기자는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친절한 기자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1년, 오 기자는 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부음을 듣고 마음 아팠습니다. 오 기자가 동화를 잘 쓰셨지요?” 그의 세심한 기억력에 또 한번 감동했다.

하씨는 기자에게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시사IN〉이 권위를 갖추고 싶으면 내부에서도 기사 하나에 대해서 글이 나오기 전까지 충분히 걸러지고 반박 의견을 듣는 과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 기자는 이렇게 말하겠지’라고 고착되면 오래된 독자로서 재미가 없어질 것 같아요.”

전화를 끊고 나서 그에게서 메일이 왔다. ‘〈시사IN〉이 단순히 생존해 나가는 것 이상으로 한국 언론에서 독보적이고 권위 있는 자리매김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로 시작하는, 독자로서 바라는 바를 남긴 글이었다.

그의 메일을 〈시사IN〉 내부 게시판에 공유했다. 17년 길벗독자를 만난 기쁨도 잠시, 〈시사IN〉 기자 모두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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