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4일이면, 세월호 침몰 참사가 난 지 100일이 됩니다. 〈시사IN〉은 7월21일부터 7월24일까지,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농성 현장 기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합니다.’

지난 7월21일부터 7월24일을 넘긴 25일 새벽까지 〈시사IN〉은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유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특별법’ 채택을 요구하는 행렬을 쫓으며, 유가족들의 마음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1일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2일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3일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4일①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4일②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5일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8: 7월25일 0시10분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찬호
생일 축하합니다.

광화문 농성장 한 켠에서 유가족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릅니다.
101일째, 7월25일은 바로 전명선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의 아들 찬호군 생일입니다.

유가족들은 아스팔트 한 복판에서 찬호군의 생일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경찰은 유가족들만 광화문 농성장으로 가는 길을 열었고, 시민들은 여전히 농성장 진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막자, 곳곳에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항의하는 시민들을 카메라로 채증하고 있습니다.

7월24일 저녁 청와대 앞까지 도보행진을 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50여명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이 그 서한을 읽을까요? 

독자제보/ 광화문역에서 광장으로 나오는 길을 이렇게 막고있습니다. [0시 30분]

경찰은 차벽으로 이순신 동상 앞쪽에 있는 광화문 광장 농성장과 교보문고 쪽 시민들을 차단했습니다. 시민들은 광화문 농성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0시40분]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49: 7월25일 0시45분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현재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쏟아지는 비를 뚫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별법 제정을 결단해달라며 청와대행을 결정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갈 수 없다면, 유가족들만이라도 가겠다고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11일째 단식을 한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인도로 간다는 데 왜 경찰차를 안 빼죠? 왜? 우리가 불법이냐"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요지부동입니다. 경찰은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해산명령을 내렸습니다. 경비과장은 "경찰은 주동자를 잘 보라"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조만간 강제 해산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종로서 경비과장의 주동자 발언에 반발했습니다. 김병권 대책위 위원장과 유경근 대변인은, "내가 주동자다. 그래서 잡아가라. 죽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11일 째 단식 중입니다.

종로서 경비과장은 3차 마지막 해산 방송을 했습니다.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새벽 1시]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 기록 50: 7월25일 새벽 1시4분

11일째 단식을 한 유경근 대책위원회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당부합니다.

“모두 빠져라. 우리는 여기서 잡혀가겠다. 주동자라고? 그래 내가 주동자다. 잡혀가 죽이면 죽겠다”

청와대행을 결정한 유가족들에게 종로서 경비과장은 “주동자를 잘 보라”며 경찰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왜 인도로 걸어가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청와대 주변에 병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추모 음악회가 열리는 동안 개었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집니다. 마치 하늘나라에 있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통곡하는 것 같습니다. 통곡의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100리 길을 걸어온 가족들이 아이들의 눈물을 맞으며 101일째를 광화문에서 맞고 있습니다. 비장합니다.


▶ 현장에는 김은지 기자, 함규원, 김원진, 조은희 인턴기자가 취재중입니다. 기자들은 휴대전화 문자로 현장 상황을 보내주는데, 얼마나 비가 많이 내리는지 휴대전화가 빗물 때문에 고장났다고 합니다. 현장에 있는 분들은 댓글로 상황을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51: 7월25일 새벽 1시25분

유가족들은 5월9일 청와대행에 이어 2개월만에 다시 청와대로 향합니다. 변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5월에는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안고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지금은 1반부터 10반까지 반기와 반티를 입고 가족들은 청와대로 향합니다. 비가 너무 쏟아져, 버틸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가족들은 괜찮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에게 이곳이 세월호입니다.

경찰은, 차도도 아니고 인도로 걸어가겠다는데도 불법 집회라며 광화문 광장부터 막고 있습니다. 5월 청와대로 향할 때도 가족들은 인도로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고 합니다.

종로서 경비과장은 5차 경고방송을 했습니다.
‘주동자’를 잘 봐두라며 방패를 든 일선 경찰에 명령했습니다.
유병언 회장의 주검을 40일간 방치했던 무능한 경찰이, 가족들의 청와대행은 유능하게 막고 있습니다.

▶ 현장에는 김은지 기자, 함규원, 김원진, 조은희 인턴기자가 취재중입니다. 기자들은 휴대전화 문자로 현장 상황을 보내주는데, 얼마나 비가 많이 내리는지 휴대전화가 빗물 때문에 고장났다고 합니다. 현장에 있는 분들은 댓글로 상황을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52: 7월25일 새벽1시55분

이 새벽에 청와대 앞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연좌 시위중입니다. 박영선 원내대표 등 의원 대표 6명이 대통령 결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24일 밤 10시40분께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전했습니다. 답변을 듣겠다며 의원 대표단은 청와대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김현미 의원 등 나머지 의원들은 청와대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사진은 김광진 의원 트위터).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들은 경찰에 막혀있습니다. 경찰과 대치중입니다. 인도로 걸어가겠다는데도 경찰은 강제 해산 절차를 밟겠다는 경고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폭우를 맞으며, 경찰이 길을 열 때까지 기다립니다. 비가 정말 너무 많이 옵니다. 열 하루 단식한 이들도 이 빗속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팽목항에 있는 송지혜 기자는 "여기 가족들도 인터넷으로 광화문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유가족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그분은 편하게 잠자리에 들었을까요?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도움 요청
지금 필요한 것은 따뜻한 음료와 물, 수건, 덮을 비닐. 절실합니다! 혹시 광화문 근처 가까이 계신 분이면..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53: 7월25일 새벽2시16분

비가 너무 옵니다. 폭우 수준입니다. 앉아있던 가족들이 모두 섰습니다. 유가족 대책회의 결정으로 폭우 때문에 청와대 쪽 도로에서 일단 광화문 광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어떻게 할지 다시 논의하기 위해 유가족들은 광장 안으로 이동합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가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이나 문자를 보내는게 어려울만큼 폭우가 쏟아집니다.


▶ 김은지 기자와 김원진 인턴기자의 휴대전화가 폭우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함규원, 조은희 인턴기자의 휴대폰도 언제 망가질지 모르겠습니다. 두 인턴기자의 휴대전화가 살아있을 때까지 일단 속보를 전하겠습니다. 혹시 현장에 계신 시민 가운데 가능한 분은 댓글로 상황좀 알려주세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마지막 54: 7월25일 새벽2시30분

유가족들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폭우 때문에 더 이상 청와대행을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열 하루 곡기를 끊은 이들의 건강도 염려되었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안산으로 돌아갈 가족은 안산으로, 다시 국회로 돌아갈 이들은 국회로 돌아갑니다.
100리 도보 순례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현재 청와대 앞에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천막을 치려하자 경찰이 강제로 막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좌관들과 경찰이 충돌했습니다. 박홍근 의원이 팔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앞 길은 도로든 인도든 모두 막혔습니다.


시사IN의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다만, 송지혜 기자의 팽목항의 편지는 앞으로 2주간 매일 이어집니다.

폭우 속에서 이명익 김은지 기자, 함규원 조은희 김원진 인턴기자가 마지막까지 취재를 했습니다. 100시간의 속보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사IN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기록하겠습니다.

▶ 아래 사진은 홍아로미 독자가 찍었습니다. 도보 순례의 일일 통신원이 되어준 이유민 윤경희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이유민 윤경희 독자는 메시지로 주소를 알려주세요. 작은 선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월호/ 송지혜 기자의 팽목항 편지 3(7월24일)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네기 힘든 밤이었습니다. 이곳 팽목항 가족들도 마음은 서울광장에, 광화문에 있었습니다. 폭우 속에 청와대로 가려던 가족들을 막는 경찰을 인터넷 방송으로 보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였던 7월24일, 이곳 진도체육관의 공기도 무거웠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다녀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는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맞이하는 일 자체가 버겁습니다.

오전 10시30분, 정홍원 국무총리와 이주영 해수부 장관, 김석균 해경청장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30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었지만 가족들의 부탁은 절절합니다.


“겪지 말아야 할 100일입니다. 총리께서 오시니 그나마 기자들도 왔습니다. 여기서 두세 명 나가면 또 심리적 압박을 느끼겠지요. 한 명만 남더라도 정부가 실종자 가족을 마지막까지 지켜주시기를.....”

오후 2시30분, 진도고등학교 학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0일의 기다림 행사가 팽목항 방파제에서 열렸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실종자 가족은 한쪽에서 아빠, 아들, 딸, 남편, 동생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다섯살 권아무개 양은 고모의 손을 빌려 노란 풍선에 글을 씁니다. 제주도로 이사를 가다, 참사를 당해 권양은 아빠, 엄마, 오빠를 잃었습니다. 엄마는 주검이라도 찾았지만, 아빠와 오빠는 아직 실종 상태입니다. ‘아빠 오빠 빨리 돌아와. 너무나도 보고 싶어. 아빠 오빠 사랑해.’ 가족은 노란 풍선에 바람을 담았습니다. 풍선이 하늘 높이 오르는 동안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팽목항을 채웠습니다.


가족의 마음을 하늘은 알기나 하는 것일까요. 궂은 날씨 탓에 수색은 중단됐습니다. 오전 7시 바지선에서 나온 지현양 아버지는 걱정하는 가족들을 향해 “허탕 쳤다”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하기 전 배를 타고 나올 때는 본심을 숨기지 못한 채 울고 말았습니다.

정부 관계자와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가 빠져나간 참사 100일째 밤. 진도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 15명만 남았습니다. 몇몇은 링거를 맞고, 몇몇은 작은 휴대폰에 의지해 광화문 시위 현장 생중계 방송을 지켜보았습니다. 100일째 밤이 또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신선영 사진기자도 팽목항에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신 기자의 취재 사진입니다.


▶금요일은 시사IN 지면 최종 마감 날입니다. 새벽까지 속보를 전하고 한 두 시간 눈 붙이고 출근하니, 독자들께서 ‘100시간의 마지막 기록’에 '고생했다'며 많은 댓글을 남겨주셨네요. 저희들이 더 고맙고 감사합니다. 시사IN은 여러분이 낳고 키운 독립언론이니까요. 독자들의 힘을 받아 또 ‘가열차게’ 마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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