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풍자 개그가 돌아왔다. 6월29일부터 방영된 KBS 〈개그 콘서트〉 ‘닭치고’는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다. 30초면 잊어버리는 닭들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그 배경. 교훈은 ‘지난 일은 잊자’이다. 불닭을 반장으로 뽑았지만, 그가 나가자 다른 학생을 반장으로 뽑고, 그마저 나가자 나머지 학생을 반장으로 삼는다. 심지어 교장 꽉끼오는 ‘학교 못 다니겠다’고 떠난 불닭을 전학생으로 다시 데리고 돌아온다.
청와대는 총리 지명에 거듭 실패하자,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켰다. 어쩐지 건망증이라는 소재가 낯설지 않다. 현실을 반영한 개그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이 엄중한 시국에 닭을 개그 소재로 쓰다니, 출연진의 밥줄이 끊기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개그 프로그램을 해체하겠습니다.” 개그가 현실인 시국, 신조어 ‘웃프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