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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작한 동영상이 논란 일으켜 충격”

<시사IN>은 논란이 된 보훈처 DVD에 사용된 동영상을 제작한 인물을 만났다. 그는 국정원에서 동영상 제작 의뢰를 받았다고 말했다. 보훈처에서 제작 의뢰를 받은 적은 없었다.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제3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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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희씨(가명)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동영상 제작 의뢰를 두 차례 받았다. 김씨는 자신이 제작해 국정원에 납품한 동영상이 최근 논란이 된 국가보훈처 DVD 가운데 일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로부터 동영상이 제작된 과정을 들었다. 다만 김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인터뷰는 가명으로 실으며, 그가 관여한 DVD 제목도 밝히지 않는다.

논란이 된 국가보훈처 DVD 가운데 본인이 국정원에 납품한 게 있나?

동영상을 모두 보았더니, 세 개는 내가 제작해 국정원에 납품한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았다. 내가 관여한 동영상이 보훈처로 넘어가 대선 관련 논란을 일으켰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보훈처로부터는 제작 의뢰를 받은 자체가 없다.

국정원에서 제작을 의뢰할 때 용도를 밝혔나?

보훈처 DVD에 포함된, 내가 만든 동영상은 전국 도서관 등에 안보 교육용으로 배포하겠다고 했다. 어디에 쓸지 밝히지 않은 동영상도 있었다. 4~5년 전에 납품한 동영상인데, 이것이 보훈처 DVD 세트로 묶였다. 아마도 국정원에서 이런 식으로 여러 동영상 제작 업체로부터 받은 동영상을 묶어서 세트로 만든 것 같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윤무영</font></div>‘국정원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는 제보자. 신변 보호를 위해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시사IN 윤무영
‘국정원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는 제보자. 신변 보호를 위해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그 외에도 당신이 제작한 동영상과 보훈처 DVD에 일부 화면이라도 같은 게 있나?

그렇다. 국정원에서 동영상 제작을 의뢰하면 ‘이 부분은 꼭 들어가야 한다’며 자체 보유한 동영상 자료를 준다. 김정은 호화주택 사진이나 별장 위성사진, 기쁨조 공연 화면 등이다. 이 자료는 국정원만 가진, 외부에서 구하기 힘든 자료라고 들었다. 국정원이 특히 꼭 넣어달라고 자주 요구하는 장면은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인터뷰다. 후지모토 겐지 인터뷰와 기쁨조 공연 등은 국정원이 동영상을 만들 때 꼭 넣어달라고 강조를 하다 보니, 업체마다 겹치는 것 같다. 보훈처 DVD 세트에도 그런 국정원 동영상이 많이 들어가 있다.

국정원이 동영상 제작을 의뢰하면서 자료를 많이 제공하나?
보통 한 편 제작하면 전체 내용의 50~60% 자료를 국정원에서 제공받기도 한다. 국정원은 동영상 자료를 줄 때 보안각서를 받아간다. ‘동영상을 밖으로 유출하면 책임을 묻는다’ 따위 경고가 적혀 있다. 맨 마지막에 사인을 하는 공란이 있고 보안각서 수신자 명의는 ‘국가정보원장 귀하’라고 되어 있다. 매번 수주받을 때마다 각서를 썼다. 다 만들면 제작한 동영상과 작업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체를 국정원에 같이 넘겼다. 국정원이 다시 수정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정 작업이 끝나면 통장으로 제작비가 입금되었다.

통장 입금자 명의는 항상 ‘7452부대’였나?

맞다. 나도 처음에 왜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7452부대’인지 궁금했는데 약속한 돈이 입금되니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뒤로는 7452부대 하면 국정원으로 여겼다.

어떻게 국정원으로부터 수주하게 되었나?

쉽게 할 수는 없다. 국정원에 납품하려면 국정원 직원과 연이 닿아야 한다. 그렇게 한번 연결된 다음부터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았는지 계속 맡겼다. 아마도 업체 리스트를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제작 의뢰가 왔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영상 관련 업체 사람들도 국정원 표현을 빌리면 ‘관리’를 받았다. 관리라는 게 다른 것은 아니고, 국정원 출판사로 알려진 ‘인영사’에서 펴낸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 <북한귀족 섹스문화 엿보기> 등을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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