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씨는 우리 시대 활발한 저술가 중 한 명이다. 1994년 〈미학 오디세이〉를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13종 17권의 책을 썼다. 공저와 역저를 합쳐 스무 권이 넘는다. 그가 쓴 미학 분야 교양서는 잘 읽힌다. 미학이라는 학문이 한국인에게 친숙해진 데는 그의 공이 크다. 그가 쓴 사회비평 칼럼은 시퍼렇게 벼린 칼날 같아서 누구든 한번 찔리면 무사하기 힘들다.

 

그처럼 팬과 안티 팬을 동시에 몰고 다니는 글쟁이는 없었다. 그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수천명이 몰려와서 본다. 게시판은 순식간에 찬반 논쟁으로 들끓는다. 그는 팬뿐 아니라 악플러와도 함께 ‘노는’ 드문 지식인이다. 디시인사이드에는 그의 안티 팬이 만든 진중권 갤러리가 있다.

이명박 시대를 맞아 ‘검객’ 진중권의 칼춤이 더욱 빨라졌다. 그의 글에서 오랫동안 잠복해 독기를 충전한 어휘들이 파닥파닥 불꽃을 튀긴다. 한동안 잠잠하던 논객의 시대를 그가 다시 열어젖힐 수 있을까.

우리가 진중권을 주목하는 이유다.

기자명 안철흥 기자 다른기사 보기 ah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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